소방대원들이 낡고 불편한 피복으로 인해 현장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전북 익산을)이 소방청 협조로 지난달 10일부터 16일까지 전국 소방공무원 5741명을 대상으로 벌인 ‘소방공무원 제복 제도·품질 개선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10명 중 8명이 기동복·방한 파카 등 핵심 피복 품질에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 피복별 불만족도는 △기동복 82.6% △방한 파카 79.5% △기동화 78.6% △활동복 43.4%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장 출동 시 필수적으로 착용하는 기동복·방한 파카·기동화의 불만 비율이 80% 안팎에 달했다.
불만의 주된 이유로는 재질의 내구성 저하, 착용 불편, 기능성 부족 등이 꼽혔다. 재질별 불만 비율은 △기동복 78.4% △방한 파카 60.7% △기동화 78.0% △활동복 60.3% 등이었다.
낮은 만족도의 배경에는 지역별 피복 예산 격차가 자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응답자의 36.4%가 피복 예산에 불만을 표시했으며, 이 중 84.3%는 “예산이 부족해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올해 전국 18개 시도 소방본부의 1인당 피복 예산을 분석한 결과, 부산·제주가 25만원으로 가장 낮았고, 울산은 70만원으로 가장 높아 최대 45만원 차이가 발생했다. 같은 소방공무원임에도 근무 지역에 따라 피복 수준이 크게 달라지는 셈이다.
또한 최근 6년간(2020~25년 8월) 소방피복 계약 현황을 보면 지역 업체 편중 현상도 드러났다. 전북은 도내 업체가 68.9%, 대구는 지역 업체가 66.7%의 계약을 차지해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됐다.
한병도 의원은 “움직임이 불편한 옷, 발이 아픈 신발을 신고 국민의 생명을 구하라는 것은 맨손으로 싸우라는 것과 같다”며 “현장 소방대원 5700여명의 생생한 목소리를 반영해 그들의 사기와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근본적인 피복 개선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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