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즈 결승 투런포로 SSG 5-2 제압
4위가 3위 꺾는 ‘업셋 승리’ 드라마 써
17일 한화와 1차전… 18년 만에 PS 격돌
야구란 정말 오묘하다. 흐름이 완전히 넘어간 것처럼 보이던 경기도 일순간에 분위기가 바뀌곤 한다. 여기까지면 묘하다고 하기에 살짝 부족할 수 있다. 다시 한 번 승부가 뒤바뀌는 반전이 일어나야 ‘야구 참 알 수 없다’라는 말이 나오게 된다.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SSG의 2025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승제) 4차전이 그랬다.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앞서고 있던 삼성이 이날 8회 터진 4번 타자 르윈 디아즈의 결승 투런포를 앞세워 SSG에 5-2로 승리했다. 이로써 정규시즌 4위 삼성은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3위 SSG에 하위 팀이 상위 팀을 꺾고 다음 시리즈에 진출하는 ‘업셋 승리’를 거두면서 정규시즌 2위 한화가 기다리고 있는 플레이오프(PO·5전3승제)에 올랐다. 삼성과 한화의 PO 1차전은 1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다. 삼성과 한화가 가을 무대에서 맞붙는 건, 2007년 준PO 이후 18년 만이다.

이날 삼성은 선발투수 아리엘 후라도가 7이닝 2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압도한 데 힘입어 7회까지 2-0으로 앞서며 승리를 눈앞에 둔 듯했다. 하지만 8회초 SSG가 구원 투수들을 공략하며 2-2 동점을 만들며 승부가 안갯속으로 들어갔다. 여기서 SSG가 무사 3루로 역전 기회까지 잡았지만 후속타가 나오지 않았다.
역전 위기를 넘긴 삼성은 다시 홈팬들을 열광시킬 상황을 연출했다. 8회말 삼성이 공격에서 2사 뒤 구자욱이 SSG 이로운으로부터 볼넷을 얻어나간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타석에 등장한 이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역대 최초 50홈런-150타점을 기록한 디아즈였다. 그는 볼카운트 2B-1S에서 4구째 시속 126㎞짜리 체인지업을 받아쳐 우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결승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외국인 최초 50홈런 타자답게 가장 중요한 순간 파괴력을 보여주며 ‘약속의 8회’라는 말을 현실로 만들었다. 디아즈에 이어 이재현이 연속타자 홈런으로 화답하며 삼성은 5-2로 달아났다. 이렇게 경기 막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야구 드라마 속에 삼성이 이날 경기를 이대로 승리했다.

후라도는 비록 승리투수는 되지 않았지만 이날 빛나는 호투로 2차전 끝내기 홈런 허용의 아픔을 씻어내며 승리의 발판을 놓아 4차전 데일리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면서 상금 100만원을 받았다. 이번 시리즈 전체 MVP에는 4차전 결정적 한방으로 존재감을 뽐낸 디아즈가 선정돼 상금 200만원의 주인이 됐다. 디아즈는 준PO 4경기에서 타율 0.375(16타수 6안타) 1홈런 6타점을 기록했다. 삼성은 준PO 4경기에서 18점을 냈고, 디아즈는 그 3분의 1인 6점을 책임졌다.
반면 SSG 선발 김광현은 경기 초반부터 전력투구하며 벼랑 끝에 있는 팀을 구하기 위해 시작부터 전력투구했지만 1피안타 3볼넷 1실점하며 팀이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물러났다. 그래도 삼진 5개를 잡아 PS 통산 탈삼진을 103개로 늘리며 선동열 전 대표팀 감독이 보유한 PS 최다 탈삼진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또한 자신이 보유한 PS 통산 최다 선발 등판 기록을 ‘20경기’로 늘리는 등 이정표가 될 기록을 세웠다. PS 선발 등판 부문 2위는 18번의 정민태 현 삼성 코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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