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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 쪽방 주민, ‘해든집’에 새 둥지

입력 : 2025-10-15 06:00:00 수정 : 2025-10-14 22:56:50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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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1호 ‘민간 주도 순환정비’
18층 건물 13개층 142세대 입주
자립·의료 상담소도 함께 이전

서울역과 남산 사이에 있는 이른바 ‘남대문(양동구역 제11·12지구) 쪽방촌’ 주민이 새 보금자리 ‘공공임대주택 해든집’(사진)에 입주했다. 서울시는 민간 주도로 이주민이 거주할 수 있는 임대주택을 먼저 마련하고, 이주를 마치면 기존 건물을 철거하는 ‘민간 주도 순환정비’ 첫 사례로 주민 이주가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14일 시에 따르면 ‘남대문(양동) 쪽방촌’은 6·25 전쟁 이후 판자촌이 형성된 지역이다. 주민들은 60년 이상 된 노후 건물 내 단칸방에서 사회 지원에 의지해 생활해 왔다.

이 지역은 2021년 정비계획이 결정되며 기존 원주민의 이주 문제가 과제로 떠올랐다. 이후 지구 내 기부채납을 받아 4년 만에 임대주택 해든집이 들어서게 됐다. 전체 건물 18층 중 6∼18층을 해든집으로 사용하고 지하 3층∼지상 5층은 사회복지시설, 편의시설로 활용한다. 입주는 지난달 초부터 시작해 142세대가 절차를 마쳤다.

시는 쪽방 주민의 생활·간호 상담, 의료·기초생활 지원 및 자활·자립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남대문 쪽방상담소’를 건물 5층으로 이전시켜 이주민의 빠른 정착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역자활센터에서 운영하는 공동 작업장과 편의점, 빨래방 등도 입주시켜 생활 편의를 높였다.

해든집은 개발 대상지에 대한 일괄 전면 철거나 입주민 강제 이주 방식이 아닌, 민간 주도로 이주민의 임대주택을 마련한 첫 순환정비 모델이다. 일반적으로 순환정비 방식은 추가 비용 발생과 정비 기간 장기화로 사업 시행자가 선호하지 않는다. 이에 시는 자치구·사업 시행자 등과 논의 및 주민 의견 수렴을 거쳐 쪽방 밀집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한 사업 방안을 이끌어 냈다.

시는 ‘영등포 쪽방촌’도 유사한 방식으로 정비를 진행 중이다. 시는 해든집 주민의 생활 변화 등에 대한 연구 용역을 추진해 다른 지역 주민의 주거 환경 조성과 기반 마련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날 해든집을 방문한 오세훈 시장은 “해든집은 강제 퇴거 없는 ‘약자와의 동행’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주거 공간으로, 민관의 적극적 협력으로 주거 취약 계층에 안정적인 삶의 기반을 제공한 모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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