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평화상 꿈이 좌절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태국과 캄보디아 평화협정 체결식에 참석한다. 내년엔 트럼프 대통령의 숙원인 노벨평화상 수상이 현실화할지 주목된다.
14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6∼28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리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방문한다. 이 기간 태국과 캄보디아가 개최하는 평화협정식에 직접 참석하려는 의도다.

모하마드 하산 말레이시아 외교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태국과 캄보디아의 평화협정 체결을 보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지난 7월 국경 지대에서 무력 충돌을 벌였다. 그 결과 닷새 동안 4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후 양국은 올해 아세안 의장국 말레이시아의 중재로 휴전했지만 아직 정식협정은 체결하지 않았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은 태국과 캄보디아 간 평화협정식 주재를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조건으로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노벨평화상 발표 직전 진행한 인터뷰에서 올해 들어 8개의 전쟁이 본인 중재로 끝났다고 주장하며 수상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여기에는 태국과 캄보디아 분쟁도 포함돼 있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노벨평화상을 수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실망감보다는 내년 수상 가능성을 둘러 기대감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노벨평화상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우리가 정말 많은 일을 했기 때문에 노벨위원회가 나를 선정했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하지만 나는 수백만 명의 생명을 구했기에 그 자체로 행복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올해의 노벨평화상은 지난해에 한 일을 평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며 “나는 지난해에는 대선에 출마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 선정은 지난해 활동을 평가한 것으로 본인은 올해 업적을 이어가고 있으니 대상자에서 제외된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으며 내년에 수상을 기대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가자지구 휴전협정을 포함해 8개의 전쟁을 평화적으로 종식하는 데 중재 역할을 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이집트 홍해 휴양지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가자지구 평화 정상회의에서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과 잔여 인질 석방 등에 의미를 부여하며 본인의 성과를 강조했다. 이를 두고도 외교 성과로 국정 동력을 확보하는 한편 차기 노벨평화상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던 것을 달성했다”며 “드디어 중동에 평화를 가져왔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축하하기 위해 모인 이 중대한 돌파구는 가자 전쟁의 종식 그 이상을 의미한다”며 “이는 신의 도움과 함께 아름다운 중동 전체를 위한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에서 이집트·카타르·튀르키예 등 휴전 중재국 정상과 함께 평화선언에 서명하기도 했다. 그는 서명 전 각국 정상과 20분 넘게 악수하고 사진 촬영을 했고 연단에 올라서서는 각국 정상들을 개별 호명하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하는 동안 수많은 정상은 병풍처럼 뒤에 서 있었다. 이날 회의에는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20여개 주요국 정상이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동 분쟁의 격화는 결국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사람들이 많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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