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수팀 존치 등 놓고 임은정 직격
두팀 각각 다른 결론땐 파장 확산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 수사와 관련해 의혹 폭로 당사자인 백해룡 경정 파견을 지시한 가운데 백 경정이 이번엔 ‘최소 25명’ 규모 수사팀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서울동부지검에 꾸려진 기존 합동수사팀을 비판하면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도 직격했다. 백 경정 요구대로 별도 수사팀 구성 계획이 공개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새 수사팀 구성과 관련해 갈등이 불거지면서 수사 파행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평가마저 나온다.

동부지검은 14일 “백 경정이 파견될 경우 의사를 존중해 기존 합수팀과 구분된 별도 수사팀을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 경정이 이끄는 수사팀에 ‘백 경정 본인이 당사자가 아닌 사건’ 수사를 맡긴다는 방침이지만, 사실상 한 사안에 대해 두 수사팀을 꾸리는 것이라서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 피의자가 두 팀의 수사를 받거나, 수사 이후에는 두 팀이 다른 판단을 내릴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검찰 출신 안영림 법무법인 선승 변호사는 “사건을 그렇게 빵 가르듯 물리적으로 분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검사 출신 임무영 변호사도 “수사의 인적·물적 한계가 있다는 걸 모르고 인력 낭비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부지검이 별도 수사팀 구성이라는 이례적인 결정을 한 건 백 경정이 “이 대통령 지시에 따라 동부지검 파견을 갈 순 있지만 현 합수팀이 ‘불법단체’이기 때문에 소속될 순 없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별도 수사팀 구성이 추진됐지만 백 경정은 곧바로 수사팀 규모 등에 대해서도 반발을 이어갔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파견 규모가 5명이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수사하려는 사람을 선발할 수 있는 권한과 최소한의 인원 25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백 경정은 기존 합수팀 존치 여부를 놓고 임 지검장을 비판했다.
동부지검이 이날 보도자료에서 백 경정의 현 합수팀 ‘해체’ 요구에 대해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일축하자, 백 경정은 현 합수팀에 대해 “성과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며 “보도자료 내용이 (임은정) 동부지검장 입장이라면 참으로 고약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후 임 지검장은 페이스북에서 “(현 합수팀에 대해) 존경스럽다는 생각도 했다”고 했다. 백 경정의 ‘최소 25명 수사팀’ 요구를 의식한듯 “특검 등에서의 연이은 인력 차출로 경찰 역시 수사팀 보강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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