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로 여행 간 20대 여성의 실종 신고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현지 범죄에 가담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
14일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등에 따르면 해당 여성 A씨가 캄보디아 범죄 조직의 ‘유인책’일 수 있다는 제보를 받고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범죄 연루 정황은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실제 범죄 혐의점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A씨가 실제 범행 가담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캄보디아 납치·감금 피해자 중 일부가 범죄수익 세탁이나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연애빙자사기(로맨스스캠) 등 사기에 가담한 사례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고 있다.
A씨는 그 가족이 지난 3월 “캄보디아에 간 누나가 범죄에 연루된 것 같다”며 실종신고를 접수하면서 행보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신고자인 남동생은 누나로부터 한 손에 붕대를 감은 사진을 휴대전화로 전송받은 뒤 현지에서 문제가 생긴 것 같아 경찰에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북경찰청은 즉시 주캄보디아 한국 대사관과 협조해 A씨의 소재를 파악했으며, 현지에서 직접 대면해 무사함을 확인했다. 손에 붕대를 감은 이유가 손가락 절단 의혹과 관련된 것 아니냐는 추측도 있었으나, A씨는 대사관 면담에서 “해변에서 폭죽놀이를 하다 손가락을 다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정확한 조사와 치료를 위해 귀국을 권유했으나, A씨는 현재까지 명확한 사유를 밝히지 않은 채 현지에 머물고 있다.
전북경찰 관계자는 “최근 캄보디아에서 납치 사건이 잇따라 가족이 크게 걱정하며 귀국을 종용하고 있다”며 “경찰도 귀국 비용 지원 등 여러 도움을 제안했지만, 정작 당사자가 이해할 만한 이유 없이 현지 체류를 고집해 가족과 지속적으로 연락하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경찰은 올해 들어 캄보디아로 출국했다가 연락이 안된다는 신고가 총 6건이 접수됐으나, 경찰이 현지 대사관이나 가족과 연락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전원 생사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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