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오피스 시장이 급속히 식고 있다. 대형 거래가 자취를 감추면서 거래 규모가 한 달 새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반면 임대시장은 공실률이 낮아지고 임대료가 오르며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14일 빅데이터 기반 프롭테크 기업 부동산플래닛(공동대표 정수민·엄현포)이 발표한 ‘2025년 8월 서울 오피스 매매 및 임대시장 동향’에 따르면, 8월 서울 오피스빌딩 거래는 3건, 거래금액은 737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월(6건, 7552억 원)과 비교하면 거래량은 50%, 거래금액은 90.2% 감소했다. 지난해 8월(8건, 4931억 원)과 비교해도 거래량은 62.5%, 거래금액은 85.1% 줄었다.
◆“대형 거래 자취 감췄다”…CBD·YBD는 ‘거래 제로’
권역별로는 강남권(GBD)만이 2건의 거래를 기록했다. 삼성동 ‘덕우빌딩’(495억 원), 서초구 양재동 ‘용두빌딩’(236억 원) 등이 거래되며 거래금액은 전월(440억 원)보다 66.1% 늘었다.
반면 도심권(CBD)과 여의도권(YBD)에서는 거래가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기타 지역(ETC)도 1건(6억 원)에 그쳤다.
부동산플래닛 관계자는 “8월에는 대형 자산 거래가 사실상 실종되며 시장 전체 거래규모가 급격히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사무실 거래금액 88% 급감…CBD만 ‘반짝 증가’
소규모 사무실(집합건물) 시장도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8월 거래량은 112건으로 전월(116건)보다 3.4% 감소했고, 거래금액은 3373억 원에서 395억 원으로 88.3% 급감했다.
전년 동월(128건, 9589억 원) 대비로는 거래량 12.5%, 거래금액 95.9% 감소했다.
권역별로는 강남권(GBD) 거래량이 22건에서 16건으로 줄며 27% 감소했고, 거래금액도 절반 가까이(–46.8%) 줄었다.
반면 도심권(CBD)은 7월 7건에서 8월 31건으로 급증(+342%)하며 거래금액도 44억 원에서 133억 원으로 세 배가량 늘었다.
여의도권(YBD)은 거래량 19건, 거래금액 73억 원으로 각각 11.8%, 18.5% 상승했다.
◆거래 절반 이상 ‘법인 매수’… 개인 비중은 35%
오피스빌딩 3건 중 2건은 법인 간 거래였다. 거래금액 기준으로는 전체(737억 원)의 99%를 차지했다.
사무실 시장에서도 법인이 매수자로 참여한 거래가 절반 이상(51.8%)이었다. 개인 간 거래는 34.8%에 그쳤다.
거래금액 비중으로 보면 개인-법인 거래가 208억 원(52.6%)으로 가장 높았고, 법인 간 거래(88억 원·22.1%), 개인 간 거래(74억 원·18.7%) 순이었다. 부동산플래닛은 “법인 중심의 시장 구조가 뚜렷하게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실률은 하락, 임대료는 소폭 상승
임대시장은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였다.
8월 서울 오피스빌딩 공실률은 3.72%로 전월(3.89%)보다 0.17%포인트 하락했다.
CBD(4.20%), YBD(3.39%), GBD(3.29%) 모두 전월보다 공실률이 소폭 낮아졌다.
전용면적당 관리비 포함 비용(NOC)은 평균 20만1519원으로, 전월보다 740원 상승했다.
특히 GBD는 21만1522원에서 21만2885원으로 1363원 올라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정수민 부동산플래닛 대표는 “임대시장은 수요 회복세 속에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매매시장은 권역별로 온도차가 크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보다 선별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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