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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월요일’될까…트럼프발 美증시 폭락 영향 어디까지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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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0-13 07:00:00 수정 : 2025-10-12 19:01:33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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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 갈등 재점화 우려가 커지면서 불장을 이어가던 국내 주식시장도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대중국 ‘관세 폭탄’ 발언으로 뉴욕 증시가 대폭 하락한 데 이어 주말 사이 가상자산 시장까지 흔들렸다.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며 원·달러 환율은 1430원대까지 치솟았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뉴욕 AP=연합뉴스

◆트럼프 발언에 1100조 증발

 

12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S&P500지수가 각각 1.9%, 2.71% 하락했다. 종목별로는 엔비디아 주가가 전 거래일보다 4.85% 급락했고, 테슬라(-5.06%), 애플(-3.45%), 마이크로소프트(-2.19%) 등 빅테크 전반이 추락했다. 이날 하루 미국 7대 기술주에서 증발한 시가총액은 1101조원에 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와 추가 조치를 경고하자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가상자산 시장도 흔들렸다.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은 6일 사상 최고가인 12만6000달러대에서 거래됐으나 11일 한때 11만달러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이후 낙폭을 다소 줄이며 12일 오후 3시 기준 11만2000달러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더리움과 리플 등도 10일 이후 3∼10% 이상 빠졌다가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도 충격이 불가피하다. 미 증시가 급락하면 글로벌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약화해 코스피 상승을 주도한 외국인 투자자가 자금을 회수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기술주가 흔들리면 국내 반도체 ‘밸류 체인’ 주가도 동반 약세를 나타나게 된다.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코스피는 추석 연휴 직후인 10일 처음으로 3600선을 돌파한 상태였다. 이후 재개되는 13일 국내 증시에 폭락한 미 증시 영향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총 상위 종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가 단기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연휴 기간 미국 주식을 대거 매수한 ‘서학개미’도 타격을 받게 됐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3일부터 9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금액은 12억4200만달러(약 1조76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추석 연휴(9월14∼18일·410만달러)보다 약 303배 증가한 수치다. 국내 증시가 장기간 휴장에 들어서자 투자 심리가 미국 증시로 옮겨간 것으로 풀이된다. 이 기간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테슬라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ETF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X’로 1억5100만달러가 몰렸다.

 

이번 조정이 단기 변동성 구간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이 양국 경제 모두에 부담이 큰 만큼 10월 말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협상 여지가 남아 있다는 것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등이 변수로 남아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해 주가 상승 흐름이 이어질 거란 분석이다.

 

◆환율은 1430원대 터치

 

미·중 무역 갈등 우려가 커지며 원·달러 환율은 1430원대까지 치솟았다. 3500억달러(약 48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데다 달러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1400원대 환율이 다시 ‘뉴노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중 관세전쟁 재개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한때 1432원을 돌파하며 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1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환전소에 환율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12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전날 오전 2시(야간거래)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20원 오른 1427.0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지난 10일 1421.0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하고 횡보 양상을 보이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대(對)중국 관세 인상을 시사하는 게시물을 올리자 장중 1432.0원까지 뛰었다. 야간 거래에서 환율이 1430원을 웃돈 것은 지난 5월2일 이후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1300원대까지 하락하며 달러 약세 흐름을 따라가는 모습이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하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에 다시 상승했다. 

 

월초 국내 증시의 대규모 외국인 순매수세도 환율을 진정시키지 못했다. 그만큼 내국인의 미국 투자도 늘어난 상황이어서 서로 영향을 상쇄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미 관세 후속협상에 따른 3500억달러 대미 투자 부담도 여전히 원화 가치를 누르고 있다. 

 

여기에 연휴 기간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아베노믹스’를 계승하는 다카이치 사나에가 승리하면서 일본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기대가 약화했고, 엔화 가치가 절하되며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 

 

한편 연준이 이달 29∼30일 기준금리 조정을 앞둔 상황에서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정지)으로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미뤄지며 외환시장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실업지표가 포함된 미 노동부의 9월 고용보고서는 지난 3일(현지시간) 발표 예정이었으나 무기한 미뤄졌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셧다운에 따른 달러 약세에 (연휴 이전) 환율 상방이 제한됐지만, 연휴 동안 유로화 및 엔화 약세에 달러화지수가 99까지 급등하며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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