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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 독재 맞서 분투… “우리는 승리할 것”

입력 : 2025-10-12 21:00:00 수정 : 2025-10-12 21:36:14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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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평화상 베네수엘라 마차도

탄압에도 20여년 민주화 투쟁
야권 통합 이끌며 구심점 역할
은신 중 소식 듣고 소감문 올려
노벨委 “헌신적 평화의 수호자”
일각선 극우 성향 등에 비판도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철권통치에 맞서 자유로운 선거와 대의민주주의 제도 부활을 외쳐온 베네수엘라의 여성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10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국민의 민주적 권리를 증진하고 독재 체제를 평화적으로 민주주의로 전환하기 위해 투쟁한 공로로 마차도를 2025년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노벨위원회는 마차도에 대해 “용감하고 헌신적인 평화의 수호자”라며 “짙어지는 암흑 속에 민주주의의 화염이 계속 타오르도록 한 여성”이라고 평가했다.

2025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에 선정된 베네수엘라 야당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8)가 지난 1월9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열린 야당 주최 집회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카라카스=AFP연합뉴스

마차도는 1901년 시상을 시작한 노벨평화상의 106번째 수상자이며, 여성으로는 20번째 수상자다. 수상자는 상금 1100만스웨덴크로나(약 16억4000만원)와 알프레드 노벨의 초상, ‘인류의 평화와 우애를 위해’라는 라틴어 문구가 새겨진 18캐럿의 금메달을 받는다.

 

마차도는 마두로 정권에 대항해 20여년간 자유선거 실시 등을 외치며 저항해온 베네수엘라의 대표적 야권 인사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마두로 대통령의 강력한 대항마로 꼽혔지만 정부의 대대적 야권 탄압 속 결국 선거에 나서지 못했다. 이에 마차도는 자신을 대신할 후보로 중도 보수 성향 곤살레스 우루티아를 내세웠고, 이렇게 치러진 2024년 대선은 마두로 독재정권의 승리가 발표됐음에도 결과에 대한 논란이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선거 이후 훨씬 강해진 마두로 정부의 야권 탄압을 피해 우루티아 후보를 포함한 야권 지도자들이 대부분 국외로 탈출하는 동안 마차도는 베네수엘라에 남아 은신하며 민주주의 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해냈다. 노벨위원회는 이날 수상자 발표에서 “총알(bullets)보다 투표용지(ballots)를 선택한 것”이라는 마차도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그가 요구한 자유선거가 한때 분열했던 베네수엘라 야권을 통합할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마차도가 통합의 핵심적 상징이 됐다고 설명했다.

 

수상 소식에 베네수엘라 모처에서 은신 중인 마차도는 “충격받았다. 이게 무슨 일인가? 믿을 수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고, 노벨위원회와의 통화에서는 “아직 (민주주의를) 달성하지 못했다. 우리는 이를 얻기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 중”이라며 “우리는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마차도는 이후 엑스(X)에 올린 수상 소감에서 “모든 베네수엘라인의 투쟁에 대한 이 인정은 자유의 쟁취라는 우리의 과업을 완수하는 데 힘이 된다”라고 밝혔다.

 

마차도의 이번 노벨평화상 수상은 권위주의 확산과 함께 민주주의 규범이 흔들리는 현재 지구촌에 노벨위원회가 보내는 메시지라는 평가를 받는다. 노벨위원회는 “국민에 대한 베네수엘라 체제의 억압은 세계에서 유일한 게 아니다. 우리는 통치자들이 법치를 유린하고 자유로운 언론에 침묵을 강요하며 사회를 권위주의 통치, 군사화로 몰아붙이는 이런 똑같은 추세를 세계적으로 목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마차도의 극우·보수적인 정치성향과 친트럼프 성향 등으로 평화상 수상자로 적합하지 않다는 일부 비판도 나온다. 미국 공영방송 NPR은 “마차도는 국영 석유기업 민영화와 자유시장 정책 강화 등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를 연상시키는 보수 정책으로 ‘베네수엘라의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정치인”이라면서 “특히,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로부터 지속적인 찬사를 받아왔다”고 평했다.

 

노벨평화상을 공공연히 바랐던 트럼프 대통령은 수상이 불발된 것에 대해 “난 수백만의 생명을 구했기 때문에 행복하다”며 내년 수상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어 “마차도가 전화해 난 당신을 기리는 차원에서 상을 받는다. 당신은 정말로 받을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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