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상 납치·감금·살인사건이 잇따르면서 경찰청이 현지에 한국 경찰관 증원과 ‘코리안데스크’를 설치하기로 했지만 대학생 박모씨가 현지에서 살해된 지 두 달여가 지난 상황이라는 점에서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12일 경찰청에 따르면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23일 캄보디아 경찰청 차장을 만나 코리안데스크 설치를 위한 업무협약 등을 논의한다. 지난해부터 캄보디아 범죄단지에서 한국인 범죄가 잇따라 보도됐지만 경찰의 조치는 협력관 2명을 추가 파견하는데 그쳤다. 현지 경찰청에 근무하는 한국 경찰, 즉 한국인 관련 범죄 전담팀을 뜻하는 코리안데스크 신설 필요성도 수차례 제기됐지만 필리핀, 베트남과 달리 외교적 협력도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한국인이 피해자인 경우 대부분 대사관을 통해 현지 경찰에 협조를 구하고 있지만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 인터폴 채널도 있지만 주로 한국인 범인에 대한 정보가 공유된다. 코리안데스크가 설치되면 대사관을 거치지 않고 현장에서 바로 신상 등 파악이 가능하다.
이번 박씨 사건의 경우에도 한국 112 신고를 통해 먼저 실종 사실이 접수됐지만 대사관을 통해 수사 요청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박씨 시신은 8월 발견 이후 2개월이 넘도록 부검조차 이뤄지지 못했는데 그 배경에 양국 간 복잡한 협의 과정이 있었다. 경찰은 지난달부터 법무부와 박씨 부검을 위한 형사사법공조를 진행했는데 국내 당국을 비롯해 현지 외교 당국, 경찰, 법원 등 결정을 거치는 사이 용의자들 기소가 먼저 이뤄졌다.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박씨 수사 공조를 위해 직접 캄보디아를 방문한다. 경찰은 국제공조 수사를 위한 인력도 30명 보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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