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청약통장 조성액이 최근 5년 사이 10조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통장 해지 사유의 대부분이 중도해지인 반면, 실제 당첨으로 인한 해지는 극히 낮은 비율을 차지해 국민의 청약제도에 대한 신뢰와 기대가 급격히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의원(전북 군산·김제·부안갑)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청약 조성액은 올해 8월 말 현재 10조6000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 21조2000억원에 비해 10조원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최근 5년간 주택 청약통장 조성액을 보면 2020년 21조2000억원에서 2021년 23조1000억원으로 다소 증가했다. 하지만 2022년에는 18조3000억원으로 급감했고 2023년 15조원, 2024년 14조8000억원, 올해 8월 10조6000억원으로 매년 감소세를 나타냈다.
특히 2022년 이후에는 청약통장 신규 가입자보다 해지자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신규 가입은 1249만좌인 반면 해지는 1424만좌로 175만좌가 더 많았다. 연령대별로 보면 30~40대(신규 308만좌, 해지 421만좌), 50~60대(신규 293만좌, 해지 406만좌), 70~80대(신규 85만좌, 해지 170만좌) 등 대부분 연령층에서 해지자가 신규 가입자를 앞질렀다.
신 의원은 “2022년 이후 주택시장 침체가 청약 수요 감소의 직접적 원인이며, 낮은 당첨률로 인한 기대감 하락이 이탈 현상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5년간 청약 해지 사유 중 96%는 ‘중도 해지’였고, 실제 당첨으로 인한 해지는 4%에 불과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국 청약 당첨률은 △20대 이하 11.7% △30대 7.2% △40대 8.7% △50대 10.2% △60대 이상 9.4% 수준이다. 서울은 이보다 훨씬 낮아 △20대 이하 0.9% △30대 1.1% △40대 1.3% △50대 1.6% △60대 이상 0.9%에 머물렀다.
신영대 의원은 “청약 조성 규모의 감소는 국민이 제도에 더 이상 기대하지 않는다는 신호로서 국가 주택정책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와 HUG는 실효성 있는 청약제도를 통해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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