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청년과 신혼부부에 제공하는 공공임대주택인 행복주택 공실률이 1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 안정을 위한 정책이 ‘빈집 정책’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복기왕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비어있는 행복주택의 비율(공가율)은 2022년 5.7%에서 2025년 7월 기준 10.1%(1만4710호)로 2배 급등했다.

충남은 공가율 11.6%로 3년 연속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부산(8.9%), 대구(8.7%), 경북(8.5%), 전북(8.0%) 등 대부분 비수도권 지역에서 두 자릿수에 가까운 공실이 속출했다.
공실의 장기화는 심화하고 있다.
전체 공가의 59%(3만562호)가 1년 이상 방치돼 있으며 이 가운데 975호는 5년 넘게 비어 있는 상태다. 이같은 현상은 공공임대주택이 주로 도심 외곽에 있는데다 소형 평형 중심으로 공급되고 있어 실수요자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데에서 기인하고 있다.
빈 집은 늘고 있는 반면 입주 대기자는 8만5000명을 넘어서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사실상 공급과 수요가 엇갈리고 있는 실정으로 맞춤형 주거 정책이 실효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같은 기간 전체 건설임대주택 공가율도 2.9%(2만7477호 )에서 5.2%(5만1418호)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복기왕 의원은 “윤석열 정부 3년 동안 공공임대 예산이 삭감되면서 빈집은 늘고 국민의 대기는 길어졌다”며 “세수결손을 메우겠다며 주택도시기금을 끌어쓰고 공공임대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결과 주거복지가 붕괴됐다”고 꼬집었다.
복 의원은 “충남의 높은 공가율은 단순한 관리 부실이 아니라 주거정책 불균형이 초래한 구조적 실패”라며 “국토교통부와 LH는 장기공가 해소 로드맵을 수립하고 리모델링, 입주 지원, 지역 정주여건 개선 등 실질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행복주택은 만19~39세 청년, (예비)신혼부부, 한부모가족, 대학생 등 젊은층의 주거안정을 목적으로 대중교통이 편리하거나 직주근접이 가능한 부지에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하는 주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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