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불안을 달래는 현장이었어야”
국민의힘은 7일 이재명 대통령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에 대해 “국가 전산망 마비라는 위기 앞에서도 카메라만 바라보는 정치쇼 본능이야말로 내로남불이며 위선의 정점”이라고 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냉장고를 부탁해’보다 ‘국민을 부탁해’가 먼저”라며 이같이 말했다. ‘냉장고를 부탁해’는 이 대통령이 김혜경 여사와 출연한 JTBC 예능프로그램이다.
최 수석대변인은 “국가 전산망이 마비된 시기 대통령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재명 피자’를 먹으며 웃고 있었다”며 “행정망이 멈추고 민원과 복지 시스템이 동시에 중단되자, 국민은 불편을 넘어 불안을 느꼈다”고 했다.
이어 “이후 복구 과정에 투입된 공무원이 과중한 업무 부담과 스트레스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일까지 벌어졌다”며 “한국 음식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취지였다지만, 대통령 부부가 이재명 피자를 먹는 장면이 과연 국가 홍보에 도움이 됐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의 자리는 예능 카메라 앞이 아니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 국민의 불안을 달래는 현장이었어야 했다”며 “비서실장이나 비서실장 위의 비서관이라는 불리며 직언을 잘한다는 김현지 총무비서관이 그때만큼은 대통령을 말렸어야한다”고 했다.
그는 “그 방송은 하루 연기가 아니라 국민 상식으로도 당연히 취소됐어야한다”며 “불과 2년 전만 해도 전산망 장애가 발생하자 ‘대통령이 사과하고 장관은 경질하라’고 외쳤던 사람이 바로 이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그랬던 그가 정작 국가 전산망 마비 사태 와중에는 예능에 출연했다”며 “이 대통령은 경기도지사 시절 쿠팡 물류센터 화재 때도, 현장 대신 황교익 씨와 떡볶이 먹방을 찍으며 논란을 자초했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은 국민의 문제 제기를 명예훼손이라며 고발하겠다고 나섰다”며 “여당이 되더니 대통령의 법률 대리인이라도 자처하겠다는 모양이다. 야당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 하기보다, 국민 앞에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냉장고가 아니라 식어버린 국민의 신뢰부터 살펴야 한다”며 “대통령의 자리는 K-푸드 홍보무대가 아니라, 국민을 지키는 K-국정의 책임무대”라고 했다.

한편 이 대통령과 김 여사는 지난 6일 밤 추석 특집으로 편성된 ‘냉장고를 부탁해 since2014’ 42회에 출연했다.
이 대통령은 “K팝, K드라마도 중요한데, 진짜 문화의 핵심은 음식”이라며 “한국 문화를 수출하는 데, 산업으로 대한민국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냉부해’ 출연 이유를 밝혔다.
김 여사는 “(김밥이) 외국에서는 스시로 통용됐었는데 이제는 자신 있게 김밥이라고 얘기하더라”라며 한식에 대한 자부심을 표현하기도 했다.
덧붙여 이 대통령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대해 “아들이 추천해서 봤다”며 “처음에는 국민들 관심이 많다니까 ‘5분만 봐야지’ 했는데 아무 생각 없이 끝까지 다 봤다”고 했다. 인상 깊은 장면으로는 “저승사자”를 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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