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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테러 생존 후 유로비전 2위 입상… 추모 무대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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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0-07 15:30:00 수정 : 2025-10-07 15:15:41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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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신인 팝 발라드 가수 유발 라파엘
“그날 시신 아래에 숨어 겨우 살아남았다”
“이미 숨이 끊어진 사람들의 시신 아래에 숨어 겨우 살았습니다.”

 

이스라엘 가수 유발 라파엘(24)이 기억하는 ‘그날’의 기억은 끔찍했다.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했다. 음악 축제 등을 즐기던 시민 약 1200명이 살해되고 250명 이상은 인질로 붙잡혀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 지구로 끌려갔다.

이스라엘의 신인 팝 발라드 가수 유발 라파엘. 올해 5월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제69회 ‘유로비전 송 테스트’에 출전해 2위를 차지했다. 그의 입상은 유럽 전역에서 ‘이스라엘을 유로비전 경연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반발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계기로 작용했다. 유튜브 캡처

6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하마스 테러 희생자 2주기를 맞아 7일 텔아비브에서 열리는 추모 공연에서 라파엘이 무대 위에 오른다. 테러 생존자인 라파엘은 쓰라린 기억을 딛고 올해 5월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제69회 ‘유로비전 송 테스트’(Eurovision Song Contest)에 도전해 2위를 차지했다.

 

1956년 시작한 유로비전은 유럽방송연합(EBU) 회원국이 대표 가수를 1명씩 출전시켜 실력을 겨루는 국가 간 노래 경연 대회다.

 

참사 당시 라파엘은 팝 발라드 가수를 꿈꾸는 평범한 청년이었다. 여느 젊은이들과 마찬가지로 토요일 오후의 흥겨운 음악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그때 하마스의 기습이 시작되었고, 라파엘의 삶에도 커다란 변화가 생겼다.

 

“하마스는 방공호에 숨은 우리를 찾아내 총을 쏘고 수류탄을 던졌습니다. 함께 있던 50여명 중 저를 포함해 11명만이 구조됐습니다.” 라파엘의 뇌리에 각인된 테러 당일의 참상이다. 이듬해인 2024년 그는 이스라엘 방송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가수로 데뷔했다. 그리고 2025년 마침내 이스라엘 대표로 유로비전 경연에 출전하는 영예를 얻었다.

 

라파엘의 도전곡 제목은 ‘새로운 날이 떠오를 거야’였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지만 슬픔을 잊고 살아가겠다는 굳은 의지가 담긴 노래였다. 지인을 먼저 떠나보내고 본인도 죽음 문턱까지 갔다가 가까스로 되돌아온 라파엘의 가창은 호소력이 짙었다. 우승자인 오스트리아 가수 JJ에 이어 2위에 오르는 예상 밖의 성과를 거뒀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테러로 가족 등 지인을 잃은 이스라엘 시민들이 참사 2주기를 앞두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우여곡절도 있었다.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을 상대로 집단학살(제노사이드)을 저지른다고 여기는 이들이 라파엘의 결선 진출에 분통을 터뜨린 것이다. 그들은 유로비전 경연이 열린 바젤 시내에서 “이스라엘의 유로비전 참가를 금지해야 한다”며 시위를 벌였다. 라파엘이 공연을 하는 동안 시위대 일부가 이를 중단시키려고 무대에 난입하려다 제지를 당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제70회 유로비전 경연은 2026년 5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다. 스페인, 아일랜드, 네덜란드 등에선 “이스라엘 대표가 출전하며 우리는 유로비전을 보이콧하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취한다. 2023년 10월 하마스의 테러 후 이스라엘은 ‘보복’을 내걸고 가자 지구를 공격했다. 2년 가까운 전쟁 기간 어린이와 여성을 비롯해 팔레스타인 주민 6만6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유로비전 참여국 가운데 인구가 가장 많고 경제 규모도 제일 큰 독일은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최근 공영방송에서 이 문제에 관한 질문을 받고선 “이스라엘이 경연에서 배제된다면 독일은 대회를 보이콧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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