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만 간다’ ‘이제는 털고 떠날 때’ 엇갈려
증권가는 잇따라 목표주가 상향 조정

장중 9만원 터치로 4년9개월 만에 삼성전자 주가가 최고치를 찍으면서 ‘남느냐’ 또는 ‘털고 떠나느냐’를 두고 주식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를 만든 미국 오픈AI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에 따른 향후 수요 증대 기대감에 계속 주식을 보유할지, 아니면 한때 ‘10만 전자’를 노래했던 이후의 주가 하락으로 심했던 마음고생에서 벗어날지를 놓고 선택의 갈림길에 선 것으로 보인다.
5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일 전 거래일 대비 3.49%(3000원) 오른 8만9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 중 한때 9만3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시가총액도 527억원을 기록하며 전일 대비 약 18억원 늘어났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포함해 삼성전자 주식을 15거래일 연속 순매수했다. 외국인 비중은 51.52%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일 서울에서 이재명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만나 오픈AI의 ‘스타게이트 이니셔티브’ 일환으로 새로운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스타게이트 이니셔티브는 오픈AI가 추진하는 글로벌 AI 인프라 플랫폼으로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AI 개발에 필요한 핵심 인프라를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올트먼 CEO가 삼성과 SK를 “특별한 파트너”라 표현하고 “인프라 투자를 계속해 우리가 얻은 이득을 돌려주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장이 들썩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함께 대표 반도체 종목인 SK하이닉스도 9.86% 상승한 39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는데, 역시 장 중 40만4500원을 터치로 신고가를 경신한 터라 투자자들의 기대감은 더욱 높은 분위기다.

주가 전망 등을 논하는 종목토론방에서는 ‘11만 전자는 가능하다’거나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다’ 등 반응이 엇갈린다. 낙관은 증권가의 잇따른 삼성전자 목표주가 상향과 비슷한 궤로 보이는데, 주식을 팔고 떠나겠다는 이들은 ‘10만 전자로 물렸던 때를 떠올리라’는 글을 남기고 있다.
“가즈아, 삼성만세”라는 한 투자자의 글에는 ‘코스피 5000’을 언급한 이재명 대통령을 언급하듯 “만세”라는 댓글이 달렸고, “10만 전자를 얘기하던 때를 떠올리라”며 매도의 때가 왔다는 반응도 주목받았다. 한 누리꾼은 “삼성전자 주가가 내려가기를 바라는 건 무슨 심보냐”며 “우리나라가 왜 이렇게 분열됐는지 안타깝다”고 댓글을 달았다.
증권가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증권사들 중 가장 높은 11만5000원으로 제시했으며 미래에셋증권이 11만1000원, KB·LS·IBK증권 등이 11만원을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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