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데이터 깜깜이’ 속 시장 영혼 잠식해가는 불안감...뜨거운 시장 열기 식힐까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25-10-05 10:47:07 수정 : 2025-10-05 10:47:06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1974년 제작된 독일 영화의 제목에서 비롯된 이 문장은 이후 경제 및 투자 관련 업계에서 자주 인용돼왔다. 불안 심리가 투자자들에게 조금씩 확대돼 결국 시장 전체가 흔들리는 메커니즘의 핵심을 절묘하게 잡아낸 문구이기 때문이다. 불안과 낙관이 혼재돼 위태롭게 이어지던 2025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시장에 이런 불안을 키우는 거대한 변수가 나타났다. 미국 행정부의 공식 경제지표 발표가 일제히 중단된 것이다.

 

미국 워싱턴DC 의회 앞 공사 구역에 위험 경고 문구가 쓰여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노동통계국은 지난 3일(현지시간) 발표 예정이었던 9월 고용통계보고서의 발표를 연기했다. 1일 새벽부터 시작된 연방정부의 ‘셧다운’으로 인해 노동 통계국의 업무가 중단된 탓이다. 데이터 발표 외에도 자료 수집 업무도 중단돼 셧다운이 장기화될 경우 10월과 11월 등 향후 지표 발표도 제대로 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10월 중순 발표 예정이던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핵심적인 인플레이션 지표도 연기가 확정됐다.

 

정부의 통계 발표 중단은 시장에 커다란 불확실성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경제·금융 정책의 지표가 되는 핵심 데이터 없이 기준금리 등 중요 결정이 이루어져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당장 28~29일 예정된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통계 수치 없이 열려야하는 상황이다.  하디카 싱 펀드스트랫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셧다운은 연준의 의사결정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비농업고용 통계 없이 10월 회의를 맞이한다면 정확한 시점에 옳은 이유로 인하를 단행하기가 훨씬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민간기관의 통계가 이 빈틈을 메우고는 있지만 신뢰도와 시장 영향력에 한계가 존재한다. 결국, 시장 참여자의 불안감이 커지고, 이는 시장 전체의 안정성 저하로 이어진다. 

 

심지어, 나오는 민간 통계마저 불안감을 키우는 수치가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발표된 미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의 지표가 대표적이다. ADP에 따르면 9월 미국의 민간기업 고용은 전월 대비 3만2000명이나 감소했다. 이는 2023년 3월 5만3000명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9월 중 민간 고용이 4만5000명이 증가할 것으로 본 다우존스 집계 전문가 예상도 크게 빗나갔다. 넬라 리처드슨 ADP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분기 미 경제가 강한 성장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달 지표는 우리가 노동시장에서 보아 온 것, 즉 고용주들이 채용에 신중해 하고 있다는 사실을 더욱 확인시켜준다”고 설명했다.

 

일단, 시장의 열기는 아직도 뜨거운 상황이다. 시장을 지탱하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워낙 큰 덕분이다. 오히려 9월 데이터 없이도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도 나온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건체이스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용보고서가 없어도 노동시장이 어떤 상황인지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며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모든 지표를 감안할 때 연준은 이달 말 금리 인하를 해도 괜찮다고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데이터 블라인드’ 상황이 지속될 경우 결국 불안감이 시장의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다. 헤더 롱 네이비연방신용조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용시장은 거의 1년 가까이 얼어붙어 있었고 구직자들의 상황이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며 “미국인들은 이 경제 상황에서 발이 묶여 있다는 불안감을 느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피니언

포토

아이유 '눈부신 미모'
  • 아이유 '눈부신 미모'
  • 수지 '매력적인 눈빛'
  • 아일릿 원희 '반가운 손인사'
  • 미야오 엘라 '시크한 손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