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온라인 플랫폼 시대 소비자 안전 관리 시스템 부재”
韓 포함 다수 국가, 장신구 내 카드뮴 함량 규제 시행하고 있어
아마존에서 판매된 일부 장신구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1급 발암물질 카드뮴이 검출돼 판매가 전면 중단됐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글로벌 유통이 보편화된 시대에 제품 안전성 검증의 사각지대가 다시 한 번 드러난 셈이다.
◆아마존 판매 ‘나비 반지’에서 고농도 카드뮴 검출
4일 유통업게에 따르면 영국 제품안전표준국(OPSS)은 최근 시중 장신구를 조사한 결과, 중국에서 제조된 A브랜드의 ‘은색 나비 반지’에서 기준치를 훨씬 초과하는 카드뮴이 확인됐다.
해당 제품은 투명 비닐 포장 상태로 판매되며 주로 여성과 아동을 대상으로 홍보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했다.
OPSS는 “심각한 화학적 위험을 초래한다”며 즉각 판매 중단을 명령했고, 아마존은 즉시 해당 상품을 삭제했다.
◆카드뮴의 치명적 위험
카드뮴은 무색·무취의 중금속으로, 인체에 축적될 경우 장기적으로 신장과 뼈 손상, 호르몬 교란, 불임, 발달 장애, 암 유발 등 심각한 건강 문제를 초래한다.
보건당국 자료를 보면 장기간 노출 시 뼈와 신장에 영구적인 손상을 입히며, 고농도 흡입 시 폐 손상이나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카드뮴은 과거 니켈-카드뮴 배터리, 일부 플라스틱 및 금속 제품에 사용됐으나, 유럽연합과 주요 선진국은 이미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다수 국가도 장신구 내 카드뮴 함량 규제를 시행 중이다.
◆온라인 플랫폼 책임 논란 ‘활활’
이번 사건은 “책임 없는 판매”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냈다.
아마존은 “모든 판매 제품이 법률과 정책을 준수해야 한다”며 판매 중단 조치를 내렸지만, 문제 발생 후의 대응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제품이 소비자에게 도달하기 전 단계에서 안전성을 걸러내는 시스템이 절실하다”며 “다국적 온라인 플랫폼은 여러 국가의 규제 기준을 통합적으로 반영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한다.
소비자 안전 문제는 개인 건강에 그치지 않는다. 카드뮴과 같은 유해 중금속이 포함된 제품은 제조·폐기 과정에서 환경 오염을 유발하고, 결국 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준다.
전문가들은 “소비자 안전 관리 실패는 곧 환경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며 국제적인 공동 규제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 “소비자 안전, 단순한 개인 문제 아니다”
한 번 깨진 소비자 신뢰는 회복하기 어렵다. 이번 사건처럼 아동과 여성을 대상으로 한 제품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되면 충격은 더욱 크다.
전문가들은 “기업이 소비자 신뢰를 유지하려면 예방적 차원의 철저한 품질 관리와, 문제가 발생했을 때 투명한 대응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이번 사건은 글로벌 유통망 시대에 제품 안전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라는 근본적 과제를 던진다. 온라인 플랫폼은 단순 거래 중개를 넘어 이제는 ‘소비자 안전망’의 최전선으로 역할을 확장해야 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나비 반지 사건’은 단순한 불량 제품 유통을 넘어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 시대의 소비자 안전 관리 시스템 부재를 드러낸 것”이라며 “소비자 신뢰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 국제 규제 체계 강화라는 숙제가 다시 한 번 부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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