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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칼 진품 달랬잖아”… 아이젠하워 도서관장, ‘항명’ 이유로 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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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0-03 09:01:33 수정 : 2025-10-03 10:43:14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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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국빈 방문시 ‘아이젠하워의 검’ 복제품 선물
“진품 제공하라” 美 행정부 요구 끝내 거부돼

최근 영국을 국빈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명 ‘아이젠하워의 검(劍)’ 복제품을 찰스 3세 영국 국왕에게 선물해 화제가 됐다. 이는 미국 제34대 대통령을 지낸 드와이트 아이젠하워(1953년 1월∼1963년 1월)의 애장품인 칼을 실물과 똑같이 만든 것이다. 그런데 애초 트럼프가 원한 것은 복제품이 아닌 진품이었고, 아이젠하워 도서관 측이 보관 중인 진품의 제공을 끝내 거부해 결국 복제품으로 대체된 것이란 언론 보도가 나왔다.

 

아이젠하워 도서관 책임자는 벡악관의 ‘괘씸죄’에 걸려 해고를 당했다며 “원래 직장으로 되돌가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제2차 세계대전 도중 미국 육군 대장이자 유럽 지역 연합군 최고 사령관이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장군(오른쪽)이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와 대화하는 모습. 아이젠하워는 오늘날 미국과 영국의 우정을 상징하는 인물로 꼽힌다. SNS 캡처

2일(현지시간) CBS 방송에 따르면 미 백악관과 국무부는 9월 16∼18일 사흘 일정의 영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찰스 3세에게 선물할 기념품을 무엇으로 할지 검토했다. 그 결과 누구의 아이디어인지 알 수는 없으나 아이젠하워의 검이 채택됐다. 아이젠하워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 최고 사령관으로서 런던에 체류하며 아프리카 및 유럽 지역에서 나치 독일과 싸우는 미군과 영국군을 나란히 지휘했다. 1944년 6월 유럽 대륙을 나치 독일의 압제로부터 해방시킨 노르망디 상륙작전 성공은 아이젠하워의 최대 업적으로 꼽힌다.

 

전후 정계에 뛰어들어 미국 대통령이 된 아이젠하워는 미·영 동맹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이에 미 행정부는 미국과 영국의 우정을 상징하는 아이젠하워의 애장품을 선물로 내세워 영국 왕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한 것이다.

 

육군 원수를 지낸 아이젠하워는 생전에 칼을 좋아해 여러 종류의 검을 애장했다. 해당 칼들은 오늘날 미 중서부 캔자스주(州)에 있는 아이젠하워 기념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다. 이에 국무부는 도서관 측에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시 선물용으로 필요하니 아이젠하워의 검 한 점을 제공하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토드 애링턴 도서관장은 “칼 진품은 안 되고 복제품이나 아니면 다른 선물을 찾아보겠다”고 답변했다. 화가 난 국무부가 ‘백악관의 뜻’을 들어 다그쳤으나, 애링턴 관장은 꿈쩍도 안 하고 버틴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9월 17일 영국을 국빈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런던 외곽 윈저성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참석해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대화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옥신각신하는 사이에 트럼프 부부의 영국 방문 일정이 임박했다. 결국 아이젠하워의 칼 복제품을 들고 영국으로 출발한 트럼프는 9월 17일 런던 외곽 윈저성에서 찰스 3세와 만나 이를 전달했다.

 

이후 애링턴은 아이젠하워 도서관장에서 해임됐다. 2024년 8월 취임 후 불과 1년여 만에 직장을 잃은 것이다. 미국의 전직 대통령을 기념하는 도서관들은 미 국립문서보관소(National Archives)가 운영하는 공공기관이다. 따라서 그 책임자 등에 대한 인사권은 백악관이나 국무부에 있지 않다. 그런데도 해고 조치가 이뤄지자 미 언론은 ‘항명에 따른 괘씸죄에 걸린 것’이란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애링턴은 CBS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내 일을 사랑한다”며 “빨리 직장을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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