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유동인구가 300만명에 달하는 일본 최대 번화가 중 한 곳이자 ‘패션 1번지’로 꼽히는 도쿄 시부야에 한국 패션업체 무신사가 대형 팝업 매장을 열었다. 3층짜리 건물 1147㎡ 공간이 약 80개 패션·뷰티 브랜드로 꽉 채워졌다. 2021년 시작한 무신사의 일본 현지 팝업 중 최대 규모다.

3일부터 26일까지 3주간 이어지는 팝업 매장은 정식으로 문을 열기 하루 전인 2일 언론에 공개됐다. 매장 입구에 들어서자 왼쪽에 성수동, 홍대, 강남 등 서울 6개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패션 제안 코너와 함께 최근 수년간 한국 패션 흐름의 변화를 보여주는 사진 전시 코너가 마련돼 있었다. 무신사 관계자는 “K팝을 통해 K패션을 접하게 된 일본인들이 많다 보니 ‘한국 사람들은 어떤 옷을 입는지’를 궁금해 한다”며 “판매 순위를 보더라도 한국에서 잘 팔리는 브랜드가 일본에서도 잘 나간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최근 ‘4차 한류’ 붐에 힘입어 K패션, K뷰티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무신사의 글로벌 매출 가운데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고 성장세는 전년 대비 2배에 달한다. 시부야 팝업 매장은 사전 방문 예약을 받고 있는데, 1일 기준 1만1000명가량이 예약을 마쳤다고 한다.
지난달 19일 현대백화점의 ‘더현대’가 시부야 쇼핑몰 파르코에 한국 브랜드 편집숍 정규매장을 처음 열었고, 신세계백화점도 시부야109에 팝업 매장을 열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는 등 유통업체들도 일본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중이다.

강경성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사장은 최근 도쿄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K패션 등에 대한 일본의 관심에 대해 “교류가 깊어지면 (한·일) 양국 트렌드나 소비자의 수요 유사성이 커지게 된다”며 “한류가 그 어느 때보다 최고조에 달한 지금, 양국 간 교류를 시장 확장이라는 새로운 협력 모델로 확대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무신사는 이번 팝업 매장에 일본 시장 진출 경험이 없는 13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도 선보였다. 무신사 측은 “K패션 브랜드들의 일본 시장 진입 지원을 통해 글로벌 무대에서 성장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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