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청년 정치인들이 추석 연휴를 맞이해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통해 모처럼 화합을 도모하려 했으나, 더불어민주당 모경종 의원이 참여를 취소하면서 화합이 불발됐다. 강성 지지층의 반발에 부담을 느낀 모 의원이 결정을 번복한 것으로 보인다.
모 의원은 2일 X(옛 트위터)에 “여러분들께서 주신 여러 의견을 보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스타크래프트 대회 참가 소식으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지금이라도 바로잡고자 한다. 저는 이준석·김재섭 의원과 하는 이번 행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적었다.

모 의원은 이어 “여러분의 따끔한 질책의 말씀대로 지금은 우리 모두가 ‘단일대오’를 이뤄 싸워야 할 때”라며 “이번 일로 실망하신 모든 분께 깊이 사과드린다. 여러분의 회초리를 무겁게 받아들이겠다.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낮은 자세로 소통하며 우리 앞에 놓인 시급한 현안 해결에 모든 힘을 쏟겠다”고 했다.
앞서 모 의원은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 등과 함께 추석 연휴를 맞아 오는 5일 서울 여의도의 한 PC방에서 모여 스타크래프트 대회 ‘스타 정치인’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행사를 주최한 이 대표는 “이번 대회를 정례 행사로 발전시켜 정치권 화합과 국민 교류의 장으로 이어갈 계획”이라며 “여야가 대립하지 않고 웃으며 경쟁하는 모습, 그 자체가 정치의 새로운 시작이길 바란다”며 그 의미를 소개했다.
여야 대립이 극에 달하는 가운데 여야 청년 정치인이 주축이 돼 마련한 화합의 장이었지만, 곧장 강성 지지층의 반발이 잇따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선 “내란당 소속과 오붓하게 겸상을 하느냐”, “모경종을 징계하라” 등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보수 진영 내에서도 김 의원을 향한 비판이 나왔다. 일부 지지자들은 SNS에서 “김재섭은 왜 저런데 끼냐”, “나라가 혼란한 상황인데 PC방에서 게임하면 이미지에 도움은 안 될 것” 등의 반응을 보였다.
윤석열 전 대통령 변호를 맡은 김계리 변호사는 김 의원을 향해 “지금 나라와 국민의힘이 어떤 상태인데 웃으면서 게임대회를 한다”며 “장외투쟁 안 한다더니 스타에서 게임하며 전쟁할 건가”라고 했다. 이어 “국힘에서 내부총질 실컷하고 1년이면 다 잊히니 공천 또 받거나, 개혁신당 가서 공천받으면 되겠다”라고 꼬집었다.
논란이 일자 김 의원은 “스타 한 판이 무슨 대수라고 민주당과 개딸이 이렇게까지 호들갑을 떠나”라고 응수했다. 김 의원은 이날 SNS에 “계엄은 좋아도 게임은 안 된다는 극성분자들이나, 여야 젊은 정치인들이 지역사회 기부를 목적으로 마련한 행사도 못 가게 하는 민주당이나 수준은 똑같다”며 “입으로는 협치를 달고 살면서 뒤로는 여야 공동행사조차 못 가게 하는 민주당의 화전 양면 태도는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행사를 주최한 개혁신당은 이미 섭외가 다 이뤄진 만큼 예정대로 행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승리한 팀의 이름으로 지역 복지시설에 기부하는 이벤트도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화합이라는 취지와 함께 명절 간 취약계층 기부의 측면도 있었는데, 강성 지지층에 의해 화합이 저해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저희라도 명절의 취지를 계속 살려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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