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모 상병의 순직 사건 관련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채해병 특별검사팀(특검 이명현)이 2일 오후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목사)에 대한 공판 전 증인신문을 청구한다. 김 목사와 함께 이른바 ‘개신교계 구명로비 의혹’에 연루된 한기붕 전 극동방송 사장에 대한 공판 전 증인신문 청구는 추석 연휴 이후 청구할 방침이다. 특검은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해선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민영 채해병 특검보는 “오늘 오후 김 목사에 대한 공판 전 증인신문 청구를 김 목사의 주소지 관할 법원인 수원지법에 접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원이 증인신문 절차를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할 경우 (김 목사 측이) 출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판 전 증인신문은 수사 기관에 출석하지 않아 진술 확보가 쉽지 않은 경우 법원의 첫 공판기일 전 법정으로 소환해 증인신문을 해서 증언을 확보하는 절차다. 김 목사가 참고인 신분인 상황에서 출석을 강제할 방법이 여의치 않자 강제성 있는 소환이 가능한 절차를 통해 진술 확보를 시도한 것이다. 김 목사는 특검의 출석 요구에 세 차례 응하지 않았다.
‘김 목사 측과 출석 관련 소통이 된 상태인가’라는 질문에 정 특검보는 “김 목사 측은 어떤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겠다는 상태고, 출석 요구를 하지 말라는 입장”이라며 “법원에 공판 전 증인신문을 청구하는 상황이라 (추가로) 조사 일정을 조율한 바 없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와 함께 구명로비 의혹에 연루된 한 전 사장에 대해서는 연휴 이후 공판 전 증인신문을 청구할 예정이다. 정 특검보는 “한 전 사장의 경우 주소지 관할 법원에 공판 전 증인신문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검은 김 목사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에 관여한 정황, 한 전 사장의 증거인멸 정황 등을 파악하고 구체적인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
특검은 지난달 5차례 출석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피의자 조사를 받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정 특검보는 “일단은 검토 중”이라며 “(이 전 장관 외에)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이 2023년 7월 이른바 ‘VIP 격노 회의’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로 질책을 받고 해병대 수사단의 채상병 사건 초동 조사 결과를 번복했다고 보고 있다. 군검찰이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을 항명 혐의로 수사한 것도 이 전 장관의 지시라고 의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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