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인사 이동 이후에도 그의 국정감사 출석 여부와 배후 실세 의혹을 두고 1일 정치권 공방이 이어졌다. 여권 인사들은 야권의 공격이 계속될 경우 김 부속실장이 국감에 안 나올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야권은 김 부속실장 인사에 대해 ‘방탄인사’라고 비판하는 등 공세를 지속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김 부속실장의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 출석 여부에 대한 당 입장을 묻는 질문에 “부속실장이 국감장에 나온 적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당에서 마치 그것 하나가 이번 국정감사의 목표인 것처럼까지 한다면 당사자가 ‘그러면 제가 나가겠다’고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그럼 나올 것 같은가’라고 묻자 한 정책위의장은 “안 나올 이유는 없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당에서도 그렇게(국감에 나오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왜냐하면 마치 이상한 방식으로 자꾸 문제를 제기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해소될 필요도 있다”고 밝혔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1일자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김 부속실장이 총무비서관에서 제1부속실장으로 인사가 난 것이 ‘국감 출석 회피용’이라는 비판에 대해 “김현지 한 사람 때문에 (김남준 대변인 기용 등) 대여섯 명을 인사 이동한다는 말이 되느냐”며 “김현지는 국회에 출석할 거다. 100% 출석한다”고 못 박았다.
우 정무수석은 ‘김현지 실세 논란’에 대해 “정부 출범 초기에는 아무 시스템이 없으니까 김 비서관이 행정관 등 인선을 주도했으나 한달 뒤부터는 강훈식 비서실장 체제로 다 정리됐다”며 “실세는 강훈식”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속실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시민단체 시절부터 함께해 온 오래된 핵심 측근으로 ‘막후 실세’ 논란에 휩싸여왔다. 야권 지지층에서는 지난 정부의 비선실세, 문고리 권력을 언급하며 김 부속실장을 연속선상에 놓으려는 기류가 형성됐다. 특히 출생연도·학력 등 신상정보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점이 공격 대상이 됐다. ‘만사현통’(모든 것은 김 비서관을 통한다)이라는 신조어도 입에 오르내렸다.
이런 가운데 여야는 지난달 24일 국회 운영위에서 김현지 당시 총무비서관의 증인 출석을 놓고 격돌했다. 민주당은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출석으로 충분하다며 김 당시 비서관의 증인 채택에 반대했다. 총무비서관은 대통령실의 인사·예산을 담당하는 권한을 쥐고 있다보니 1992년 노태우 정부 이후 매년 국감에 출석해 왔다.
지난달 29일 대통령실 인사는 ‘김현지 비호’ 의혹을 키웠다. 대통령실은 김 총무비서관을 제1부속실장으로, 김남준 제1부속실장을 대변인으로 옮기는 인사를 발표했다. 국민의힘은 김 비서관의 보직 이동을 국회 국정감사 출석을 피하기 위한 인사로 규정하고 “전례에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김현지라는 최고 존엄 한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연쇄 이동”이라며 “도대체 대통령실의 실제 주인은 누구냐”라고 했다. 이에 맞서 대통령실은 “이번 인사는 국감과 무관하다”며 “김현지 비서관이 국감 출석은 국회의 뜻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국회 운영위원회가 김 부속실장의 국회 출석 요구를 의결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민주당이 김 실장의 출석을 요구하지 않을 방침임을 밝혔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이날도 ‘김현지 공세’를 이어갔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상임위원장 및 간사단 회의에서 대통령실의 김 부속실장 인사에 대해 “어떻게든 꽁꽁 싸매기 위한 김현지 방탄인사”라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출석 논란이 벌어지자 비서관에서 부속실장으로 느닷없이 인사발령을 냈다”며 “설령 이번 인사에 목적이 있었다 하더라도 지금 이 시점에서 인사를 낸 것은 국정감사에 불출석시키기 위한 의도가 매우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명백한 대통령실의 국정감사 방해 책동”이라고 비판했다.
송 원내대표는 “부속실장으로 인사가 났지만 국정감사 직전까지 총무비서관으로 대통령실 인사와 예산을 총괄한 만큼 국정감사에 출석해 그간의 과정에 대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해야 마땅하다”며 “김 비서관의 국정감사 출석을 다시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장겸 의원도 김 부속실장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현지 실장이 성남에 있는 신구대학교 환경조경학과를 졸업했고 지난달 산림청장에 임명된 김인호 전 신구대 환경조경학과 교수가 은사라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산림청장 관련) 내용이 사실이라면 김 부속실장이 ‘사적인 인연으로 산림청장을 추천했고, 과연 소문대로 세긴 세구나’하는 의심을 갖게 되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겠느냐”며 “김 실장은 자리를 옮겼다고 국정감사를 피할게 아니라 당당히 출석해 이른바 ‘V0’논란에 대해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즉각 “허위사실”이라며 김 부속실장이 신구대를 다니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산림청도 이날 보도자료에서 “김인호 산림청장은 신구대 환경조경학과에서 김현지 실장을 가르친 사실이 없으므로 은사라는 것은 명백한 허위”라고 말했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원잠 vs 핵잠](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1/17/128/20251117516932.jpg
)
![[주춘렬 칼럼] 韓·美 관세협상의 그늘](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1/17/128/20251117516911.jpg
)
![[기자가만난세상] ‘인간 젠슨 황’의 매력](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1/17/128/20251117516885.jpg
)
![[박현모의 한국인 탈무드] 섬길 줄 알아야 신뢰를 얻는다](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11/17/128/20251117516838.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