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본 “부동산거래 등 일부 기능 장애
주민등록·인감·여권 등은 큰 혼란 없어”
정부, 중단 목록·대체 수단 제공 방침
경찰, 화재 원인 규명에 수사력 집중
“전기 작업자 모두 관련 자격증 보유”
5층 전산실 3D스캐너 촬영 면밀 조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 본원 화재로 중단된 정부 전산망에 대한 복구작업이 닷새째 이어지고 있지만 전체 복구율은 10%대 수준이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30일 오후 6시 기준 국정자원 화재로 장애가 발생한 647개 시스템 가운데 95개(14.7%)가 정상화됐다고 밝혔다. 이 중 정부24와 모바일신분증, 인터넷우체국(EMS) 등 1등급 분류 업무시스템 38개 중 20개(52.6%)가 복구 완료된 상태다.
정부와 관계기관은 화재 발생 직후부터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여전히 상당수 시스템이 중단돼 국민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국정자원 대전 본원은 2층부터 5층까지 총 9개 전산실로 구성돼 있으며 화재가 난 5층에는 7, 7-1, 8 전산실이 있다. 이 중 7전산실에 200개, 화재가 발생한 7-1전산실에 96개, 8전산실에 34개 등 전체 시스템의 절반이 넘는 330개가 집중돼 피해 규모가 크다고 중대본은 전했다.
김민재 중대본 제1차장(행안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같이 밝히며 “화재 영향이 적은 2∼4층 시스템은 재가동 중이며, 7-1전산실을 제외한 나머지 시스템은 분진 제거 후 재가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1차장은 “지자체 현장점검 결과 주민등록, 인감, 여권 등 국민께서 자주 많이 활용하는 각종 민원 처리는 정부24, 무인민원발급기가 정상화되면서 다소 불편하지만 큰 혼란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부동산거래나 사회보장정보시스템 일부 기능 장애로 온라인 서비스가 중단돼 직접 주민센터를 방문해 수기로 처리하는 등 불편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번 사고로 정부 서비스가 중단된 647개 시스템 목록과 정상화 여부, 대체수단을 함께 제공할 계획이다. 김 1차장은 “직접 피해를 입은 96개 시스템도 대구센터 이전과 민간 협력을 통해 복구를 추진 중”이라며 “다만 일부 시스템은 다수 기관과 연계돼 있어 복구가 다소 지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재차 신속한 점검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국정자원 대전 본원 화재 사태와 관련, 모든 부처를 향해 “부처 업무 및 산하기관 업무에 있어 보안·국민 안전·위해 방지를 위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최대한 신속히 점검해 다음 주 국무회의 전까지 최대한 빨리 보고해달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점검했더니 문제가 있다, 없다, 시스템·매뉴얼을 보강해야 된다, 문제점이 있는 것들을 최대한 발굴해 서면으로 국무회의 전에 최대한 빨리 보고해달라. 한두 군데가 아닌 것 같은데 전부 스크린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경찰은 불이 난 리튬이온 배터리 열폭주 원인이 작업 중 과실 문제인지, 배터리 노후화로 인한 자체 문제인지 화재 원인 규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김재춘 대전경찰청 강력계장은 “작업자와 관계자 조사 결과 전기 작업을 한 작업자는 모두 관련 자격증이 있었고 배터리 작업자도 현재까지 특이사항은 없다”며 “다만 자격증이 없어도 되는 작업이 있는데 이 부분은 계속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관계자 조사 결과 ‘비전문가’는 없다고 했다. 중대본은 ‘전문기술자’가 작업했다고 발표했으나 경찰은 전기기사 등 자격증 소지 여부를 비롯, 관련 작업·경력 등도 조사 중이다. 당시 UPS 배터리 및 배터리 재배치 전기공사 작업엔 조달청 입찰로 들어온 대전·경기지역 업체 1곳씩 등 3개 업체 소속 8명이 투입됐다.
업계 일부에서는 배터리 전원을 차단한 뒤 전선을 빼는 작업을 해야 하는데, 전원을 차단하지 않고 전선을 뺐다가 전기 단락(쇼트)이 생긴 것 아니냐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는 배터리 자체의 문제는 아니라는 데에 무게를 싣고 있다.
경찰은 이날 4차 현장 정밀감식에서 화재가 난 5층 전산실을 3D스캐너로 입체 촬영하는 등 현장을 면밀히 살폈다. 안정화 작업 중이었던 나머지 배터리 3개도 잔류전기가 확인되지 않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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