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넘는 전쟁을 이어가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4번째 겨울을 앞두고 신경전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전력시설이나 에너지 시설을 공격할 경우 반드시 응징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2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올겨울 우크라이나 전력망을 공격할 경우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도 대규모 정전 사태를 각오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를 정전시키겠다고 위협한다면 크레믈궁은 러시아 수도에도 대규모 정전이 있을 걸로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대륙성 기후의 북방국가들로 최저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혹독한 겨울 추위로 유명하다. 우크라이나는 개전 이후 매번 겨울철마다 이런 추위를 노린 러시아의 전력 시설 공습에 정전 사태를 겪어왔다.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도 전력 생산과 전쟁 수행 능력 유지에 필수적인 러시아 내 주요 에너지 시설을 겨울철을 앞둔 주요 타깃으로 설정해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점령지를 모두 되찾을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에 힘을 실어준 이후 러시아를 향해 연일 위협적 발언을 내놓고 있다. 25일에는 “러시아 관리들은 우선 방공호가 어디 있는지 알아야 한다. 전쟁을 멈추지 않는다면 그곳이 필요할 것”이라며 크레믈궁을 직접 폭격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모스크바가 사정권에 들어가는 사거리 2400㎞짜리 토마호크 미사일을 트럼프에게 요청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우크라이나가 미국에 원하는 건 (요구 목록에) 전부 포함돼 있다”며 부인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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