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역대 최장 기록을 또다시 경신했다.
26일 박 의원은 전날 본회의에 상정된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에 1번 타자로 나서 이날 오전 11시42분에 발언을 종료했다. 전날 오후 6시30분부터 시작해 밤을 새우며 모두 17시간12분 발언한 것이다.

이로써 박 의원은 지난해 8월2일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 특별조치법) 통과에 반대하며 필리버스터에 나서 본인이 세운 최장 기록 15시간50분을 다시 깼다.
박 의원 직전까지 가장 긴 발언을 기록한 의원은 같은 당 김용태 의원이다. 그는 같은 해 7월29일 방송4법을 반대하는 필리버스터에서 13시간12분간 발언했다. 그전에는 같은 당 윤희숙 전 의원이 2020년 12월 국정원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 표결저지를 위한 필리버스터로 12시간47분 기록을 남겼다.
박 의원은 17시간 동안 간간히 화장실에 다녀오는 것 외에는 밤새 연단을 지키며 필리버스터를 이어갔다.
박 의원은 “윤석열정부는 재외동포청 신설·국가보훈부 승격·여가부 폐지 등 간소한 개편안을 내놨는데도 여가부 폐지를 제외한 (법안) 처리에 넉 달이 걸렸다”라며 “(반면) 정부·여당의 정부조직 개편안은 총 13개 항목에 걸친 방대하고 심대한 항목인데도 열흘 만에 통과를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상임위 토론이라도 있었다면 무제한 토론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필리버스터 종료를 앞두고 본회의장을 찾은 경남 창원시 초등학생들에게 가훈을 들려주던 중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는 “제가 다둥이 아빠인데, 꼭 하는 얘기가 5대5 원칙이다.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하는 말을 아예 안 듣지도, 그냥 다 듣지도 말고, 반만 듣고 나머지 반은 여러분이 만들어 가야 한다”고 하면서 울먹였다. 학생들이 손을 흔들며 나간 후에도 훌쩍이자 같은 당 김은혜 의원이 “화이팅”을 외치며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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