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지하철 오룡역에 가면 ‘눈물의 시인’ 박용래를 만날 수 있다.
대전문화재단과 대전문학관은 올해 박용래(1925∼1980) 시인 탄생 100주년을 맞아 내년 7월17일까지 대전도시철도 1호선 오룡역 대합실을 박용래 시인 특별전 ‘오요요 강아지풀’을 연다고 25일 밝혔다. 오룡역은 박 시인의 생가터인 청시사 인근에 있어 장소적 의미를 갖는다.

특별전은 박 시인의 연대기, 시인의 말, 시어 지도, 대표작 감상, 포토존 등 다양한 콘텐츠로 꾸며졌다.
박 시인은 대전 대표 향토 시인으로 자연주의적 서정 세계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남들이 하찮게 여긴 것들 속에서 소외된 것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한다.
박 시인에게 있어 ‘강아지풀’은 자신의 모습이자 삶의 태도를 비추는 거울이었다. 화려하지 않지만 바람에 흔들리며 꿋꿋하게 서있는 강아지풀처럼 시인은 겸허하고 소박하고 굳세게 살아가려 했다.
그의 시는 1950년대 전후 허무주의와 감각주의를 극복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반문명, 반사회, 반현실적인 것들을 시적 기반으로 삼고 자연과 생명에 대한 연민과 공감을 형상화하는 데 주력했다. 박 시인의 시적 성향은 생명과 연민이다. 이는 어린시절 죽은 누이와 식민지 말기의 강제 징집, 해방 이후의 소용돌이와 6.25한국전쟁 체험에 기인한다.
박 시인의 시는 간결하면서도 응축적인 구어를 사용해 깊은 서정적 여운을 느끼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별전은 이러한 박 시인의 시선과 마음을 담아 작고 하찮게 여겨지는 것의 가치와 의미를 다시금 조명한다.
조성남 대전문학관장은 “이번 전시가 작고 보잘 것 없어 보이는 것 속에서도 빛나는 가치를 발견했던 시인의 시선처럼 오늘날 시민들에게 위로와 영감을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문학관은 박용래 시인 탄생 100주년을 맞아 이번 특별전Ⅱ‘오요요 강아지풀’외에도 특별전 Ⅰ‘눈물의 시인 박용래’, 문학콘서트‘시와 선율의 정거장-박용래의 밤’, 찾아가는 문학전시 ‘오류동 청시사’, 문학공간 탐방 ‘박용래 시인의 길을 걷다’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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