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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벌어 이자도 못내”… 한계기업 14년 만에 최대

입력 : 2025-09-25 19:05:07 수정 : 2025-09-25 19:05:06
윤솔 기자 sol.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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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융안정상황 보고서
중기 18%… 대기업 13.7%보다 ‘심각’
한번 ‘한계’ 빠지면 회복도 더 어려워
1년 새 정상화 비중 16 →12.8% ‘뚝’

자영업 취약차주 비중도 급격 증가
70세 이상 고령자 29%… 2030의 3배
카드 대출 연체율도 11년 만에 최고

돈을 벌어 이자도 못 갚는 한계기업 비중이 17.1%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자영업자와 50대 이상 장년층의 카드론 사용이 늘면서 카드사의 대출 연체율도 11년 만의 최고치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9월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비금융법인 외감기업 2만8751개 중 한계기업 비중은 17.1%로 나타났다. 이는 관련 통계가 편제된 2010년(11.4%) 이후 역대 최대치다.

한계기업은 3년 이상 영업이익이 이자비용보다 적은 기업으로, 코로나19 때인 2020년 비중이 15.3%까지 올랐다가 하락하는 듯했으나 최근 2022년 15.5%로 반등한 이후 매년 상승 중이다. 기업규모별로는 지난해 기준 중소기업의 한계기업 비중(18%)이 대기업(13.7%)에 비해 훨씬 많았다.

한 번 한계기업 상태에 빠지면 회복도 더욱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도 한계기업 중 이듬해 정상상태로 회복되는 기업 비중은 2023년 16.3%에서 2024년 12.8%로 하락했다.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자영업자 중 취약차주의 비중도 늘고 있다. 취약차주는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하위 30%) 또는 저신용(신용점수 664점 이하) 차주를 말한다. 이 비율은 2022년까지만 해도 10%대에 머물렀으나 2023년 3분기 12%대로 올라선 후 계속 상승해 올해 6월 말 14.2%로 늘었다.

특히 자영업자 취약차주 중 70세 이상 고령차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28.7%로 20~30대 차주(8.7%)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 취약차주 중 연체자 비율은 2022년 1분기 말 10.2%였으나 이후 계속 증가해 지난 2분기 말 25.6%를 기록했다.

취약차주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관련 리스크는 2금융권으로 번지고 있다. 신용카드사의 대출자산 연체율은 올해 1분기 말 2.3%로 2014년 2분기(2.3%)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카드사 대출자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카드론이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증가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국내 취약차주 자영업자는 지난 6월 말 기준 44만명이 130조원 규모의 빚을 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은 대출의 절반 이상(54%)을 제2금융권에서 차입했고, 연체율은 11.34%에 달했다.

카드론은 여타 업권의 신용대출이 위축됐던 2023∼2024년 크게 늘어났는데, 연체율도 2021년 말 1.7%에서 지난 6월 말 2.4%로 뛰었다.

특히 사업·생계형 자금수요인 자영업자와 50세 이상 장년층의 카드론 이용 비중이 늘었다. 2021∼2022년과 2023∼2024년을 비교하면 자영업자 신규차주는 15.3%에서 16%로, 50세 이상 신규차주는 48.2%에서 55%로 늘었다.

여기에 기업·PF대출 등 비카드대출의 연체율이 2021년 말 0.6%에서 올해 2분기 3.0%까지 올랐다. 한은은 “내수회복 지연 등으로 인해 경기민감업인 도소매업 및 숙박음식업 연체율이 크게 상승했고, 건설·부동산업 및 PF대출 연체율도 상당폭 상승한 데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비은행권 전체 자본적정성은 여전히 규제비율을 크게 상회하며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카드론을 중심으로 대출차주의 경기민감도와 취약성이 증대됨에 따른 추가 부실 발생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만큼 자산건전성에 유의하여 관련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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