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활황을 맞자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도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지수 하락을 예측하는 투자자들이 신용융자를 적극 활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피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23일 기준 14조1340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빌려주는 주식 매수용 자금이다. 신용잔고는 이렇게 빌린 자금 중 아직 갚지 않은 돈으로, 빚투의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수다.
이런 수치는 1998년 7월 신용잔고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최고 수준이다. 코로나19 유행 시기 상승장을 나타낸 2021년 8월 세운 직전 최고 기록(14조686억원)보다는 600억원 이상 많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모두 포함한 신용잔고는 23조2867억원으로 2022년 1월(23조4315억원) 최고치에 근접했다.
신용융자를 활용한 주식 거래는 주로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종목에 집중됐다. 신용잔고 수량이 가장 많이 증가한 종목은 코스피 지수가 하락할 때 수익이 나는 ‘KDOEX 인버스’ 상품이었다. 이달 들어 500만4999주가 증가했다. 같은 기간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도 291만주 넘게 늘었다.
증시 불장을 주도하는 외국인의 국내 상장사 주식보유액은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전체 시가총액의 30%를 넘어섰다. 전날 장 마감을 기준으로 코스피와 코스닥, 코넥스의 전체 시총(3315조7288억원) 중 30.75%를 기록한 것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03포인트(0.03%) 내린 3471.11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13.16포인트(0.38%) 내린 3458.98로 출발해 3454.08까지 낙폭을 키웠으나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 우위에 힘입어 내림폭을 줄였다. 코스닥도 8.46포인트(0.98%) 하락한 852.48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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