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 22만건… 전년比 1만건 늘어
법인 파산·개인 회생도 증가 추세
민사합의 1심 판결까지 14.6개월
3년간 늘던 처리기간 1.2개월 단축
지난해 전국 법원에 접수된 부동산·자동차·선박 등의 경매사건이 전년보다 16% 넘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불황 여파로 법인파산과 개인회생 등 도산 사건 접수 건수도 4% 늘었다. 민사사건 접수 건수는 전년 대비 늘었지만 고액 민사소송 처리기간은 소폭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 지연’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법원의 노력이 일부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부동산·자동차·선박 등이 담보권 실행 등으로 경매에 넘어간 사건은 지난해 7만5946건으로 전년(6만5181건)보다 16.5% 늘었다. 소송 등으로 인한 강제경매도 4만3368건으로 전년(3만5964건)보다 20.6% 증가했다.

경기 불황에 따른 도산사건 접수 건수도 증가 추세를 보였다.
재작년 21만1954건이었던 도산사건 수는 지난해 4.1% 증가한 22만716건이었다. 법인파산 사건도 재작년 1657건보다 증가한 1940건으로 집계됐다. 개인회생 사건은 지난해 12만9499건으로 재작년 12만1017건보다 증가했다. 반면 개인파산은 재작년 4만1239건보다 줄어든 4만104건이었다.
지난해 전국 법원에 접수된 민사합의 사건의 1심 판결이 선고되기까지 평균 14.6개월이 걸렸다.
민사합의 사건 1심 처리기간은 2020년 10.3개월, 2021년 12.1개월, 2022년 14개월, 2023년 15.8개월로 최근 꾸준히 증가했으나 지난해 증가세가 소폭 꺾였다. 민사소송은 소송가액에 따라 담당 재판부 구성이 달라진다. 1심의 경우 소가 5억원 이상인 사건은 판사 3명으로 꾸려진 합의부가, 5억원 이하는 판사 1명이 단독으로 심리 및 판결한다.

지난해 1심 민사단독 사건은 평균 5.5개월이 걸렸다.
단독 사건은 2020년 5.3개월, 2021년과 2022년 5.5개월, 2023년 5.4개월로 매년 비슷한 수준이다. 민사 항소심의 경우 고등법원 평균 처리기간은 재작년 10.8개월에서 지난해 10.5개월이 걸렸다. 같은 시기 지방법원 항소부도 11개월에서 10.9개월로 소폭 단축됐다.
대법원 민사 사건 처리기간은 지난해 평균 4.1개월이 걸려 재작년 4.4개월보다 3개월이 줄었다. 동일인이 반복해 소송을 내는 경우를 포함하면 재작년 7.9개월에서 지난해 12.6개월로 늘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2023년 말 취임 이후 ‘신속한 재판’을 강조하며 장기 미제 사건을 법원장이 직접 담당하도록 하는 등 재판 지연 현상 해결을 위해 노력해 왔다.
한편 지난해 민사합의 사건 선고를 받은 당사자 가운데 47%가 1심에 불복해 항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심에서는 35.5%가 상고했다. 민사본안 사건 가운데 미제 사건 수는 1심 37만9893건, 2심 5만2494건, 상고심 6907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년을 초과한 미제 건수는 6만5143건이었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