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방문조사·재소환 저울질
박성재·조태열 前 장관도 소환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24일 내란 특별검사팀(특검 조은석)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면서 대신 서울구치소에서의 방문 조사는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특검은 방문조사나 재소환 후 불응 시 체포영장 청구 등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이다. 채해병 특검(특검 이명현)은 ‘이종섭 호주대사 임명 개입 의혹’ 관련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24일 특검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예정됐던 외환 혐의 관련 소환 조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은 전날 구치소 교도관에게 구두로 불출석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은 7월 재구속된 이후 건강상 이유 등을 들어 특검 조사뿐 아니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에서 진행 중인 재판에도 불출석해 왔다. 다만 변호인은 이날 “윤 전 대통령이 주말쯤 구치소에서 조사받을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특검은 방문조사 가능성을 열어두되 ‘조사에 적극 응할 경우’라는 조건을 제시했다. 박지영 특검보는 “정식으로 의견서가 제출된다면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만약 방문조사마저 무산되거나 방문조사에서도 진술을 거부할 경우 체포영장 청구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 전 대통령은 26일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추가 기소 사건의 첫 공판 및 보석 심문에는 참석할 계획이다. 변호인은 언론 공지를 통해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의 출석은 형사소송법상 공판개정의 요건이므로 참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검은 해당 1차 공판 및 보석 심문에 대해 개시부터 종료까지의 생중계를 법원에 요청했다. 박 특검보는 “개정 전 내란특검법 11조 4항에 근거해 국민들의 알권리를 충분히 고려해 중계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지목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도 이날 소환해 조사했다.
박 전 장관은 계엄 선포 당일 법무부 실·국장 회의를 소집하고, 검찰국에 ‘합동수사본부에 검사 파견’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또 같은 날 법무부 출입국본부에 출국금지팀 대기를 지시하고, 교정본부에는 정치인 수용을 위한 공간 확보를 요청했다는 의혹도 있다. 특검은 조사 결과에 따라 박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한편 채해병 특검은 이날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도피성 호주대사 임명에 관여한 혐의(범인도피 및 직권남용)를 받는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처음 소환해 조사했다. 2024년 3월 이 전 장관의 임명·사임 시점에 외교부 차원의 불법 개입이 있었는지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과 임기훈 전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도 특검에 재출석했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