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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 “새 정부 국정 목표 맞게 지출 구조조정 필요” [심층기획-국회 '결산 심사' 유명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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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9-25 06:00:00 수정 : 2025-09-24 20:15:36
김나현 기자 lapiz@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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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산 심사 중요한데 ‘표지 갈이’만 해
SOC 예산 집행률 0%인 경우도 많아
집행률 낮은 사업 예산 깎는 페널티를”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직접 주재한 ‘나라재정 절약 간담회’에서 정부의 예산 낭비, 잠자는 예산, 낮은 집행률 등을 꼬집으며 ‘나라 곳간 재정비’를 촉구한 이가 있다. 바로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이다. 그는 1997년부터 민간에서 정부의 예산·지출내역을 면밀히 감시하며 ‘예산 저격수’로 활동해 왔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정 소장의 ‘지출 구조조정 사업 목록 공개’ 요청에 “공개하는 데 문제가 있나”라고 즉각 화답했고, 이후 기획재정부는 지출 구조조정 세부내역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기재부는 2026년 예산안 편성과정에서 27조원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했는데, 이 중 약 5조원은 나라살림연구소 제안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정 소장은 지난 16일 서울 마포구 나라살림연구소에서 대면 인터뷰와 24일 전화 인터뷰 두 차례에 걸쳐 결산 심사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이 서울 마포구 나라살림연구소에서 세계일보와 인터뷰하며 결산 심사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제원 선임기자

정 소장은 “지출 구조조정은 재원 마련 의미도 있지만, 잘못된 사업의 방향을 바꾸는 것”이라며 “결산 결과 분석이 중요한데, (기재부) 예산실도 결산 자료를 잘 안 본다”고 꼬집었다. 그는 “기존 사업을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많은 것이 바뀐다. 하지만 대통령이나 단체장이 바뀌면 ‘표지 갈이’만 많이 한다”며 “우리나라 올해 신규 예산이 0.4%밖에 안 된다. 99.6%는 하던 걸 계속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단순 예산 절감만 할 게 아니라, 새 정부의 국정 목표와 전략에 맞게 지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명정부의 국정과제로 등장한 ‘감사원 국회 소속 이관’을 두고는 “국회 ‘정상화’ 차원”이라고 단언했다. 정 소장은 “지금 국회가 결산을 잘하지 못하는 이유가 감사원이 없기 때문”이라며 “미국 등 선진국에선 감사원이 의회 소속이고, 국민을 대리하는 의회가 예산증액권도 갖는다”고 했다. 그는 이어 “국가재정법 개정을 통해 정부의 증액동의권을 제한해 프로그램 사업의 증액은 정부 동의 없이 국회가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소장은 새 정부 재정·금융조직 개편에 대해서도 “기재부가 큰 그림을 그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긍정했다.

그는 이번 간담회를 준비하며 지출 구조조정이 필요한 100개 사업을 추리고, 그중 35개를 기재부에 제출했다. 그리고 대통령을 만나 10개를 제안했다.

정 소장은 ‘예산 집행률 감시’를 첫 단추로 꼽았다. 그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의 집행률은 0%인 경우가 많다”며 “도로·철도·공항 건설 등 많은 사업이 집행·공정률이 미흡하거나 공사비가 과다계상돼 예산을 소진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종∼청주고속도로 2023·2024년 연속 집행률 0%, 대구도시철도 엑스코선 건설도 0%. 여기서 0%는 그해 조금이라도 해보겠다고 편성한 예산의 집행률 0%인 것”이라며 “일정 기간 집행률이 낮은 사업은 다음 해 예산을 줄이는 페널티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정 소장은 이번 간담회에서 복지신청주의 폐지·자동지급제 도입, 석탄 연탄 보조 중단, 88골프장 매각 검토 등을 제안했다. 특히 ‘이북5도위원회’ 예산 낭비 현황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미수복 영토를 통치한다는 명분으로 실제 업무가 없는 5명의 차관급 도지사와 명예시장·군수·읍장·면장 등을 임명하고 수당도 준다”며 “올해 예산이 100억원이 넘는데, 북한이탈주민 관련 행사 등 사업비는 18억이고 대부분 인건비다. 남북관계 특성상 위원회를 유지하더라도, 전부 명예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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