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 차단하고 몸에 딱지 생기면 의심해야

성묘와 벌초, 단풍놀이 등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가을철 진드기 매개 감염병 경고등이 켜졌다. 9~11월 사이 환자 발생이 집중되는 만큼, 야외활동 시 진드기에 물리지 않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쯔쯔가무시병은 ‘오리엔티아 쯔쯔가무시균’(Orientia tsutsugamushi)에 감염된 털진드기의 유충에 물려 감염된다. 연간 6000명 내외의 환자가 보고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체 환자의 대다수가 9월부터 11월 사이에 발생한다. 최근 3년간 환자의 74.3%가 이 시기에 신고됐다. 평균 기온이 20도 이하로 떨어지는 9월부터 진드기의 밀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감염되면 통상 6일에서 18일의 잠복기를 거쳐 갑작스러운 두통과 고열, 오한, 근육통, 피부 발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환자의 약 90%에서 진드기에 물린 부위에 검은 딱지인 ‘가피’가 생긴다. 가피는 겨드랑이나 사타구니, 허리, 복부 주름 등 피부가 얇고 접히는 부위에 잘 발생한다.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드물게 기관지염이나 폐렴, 심근염 등이 동반되거나 수막염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심한 경우에는 신부전 등 합병증으로 진행할 수 있다.
쯔쯔가무시병은 항생제로 치료받아야 한다. 테트라사이클린 계열의 항생제, 특히 독시사이클린을 사용하면 대체로 호전된다. 다만, 치료시기를 놓치면 뇌수막염, 폐렴, 신부전과 같은 중증 합병증으로 악화될 수 있으며, 고령 환자의 경우 사망률이 높아질 수 있다.

예방 백신이 아직 개발되지 않은 만큼, 진드기와의 접촉을 차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야외활동을 할 때는 긴 팔과 긴 바지, 양말을 착용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기피제를 뿌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작업이나 활동을 마친 후에는 곧바로 샤워해 피부에 붙은 진드기를 제거한다. 착용했던 작업복 등 옷을 즉시 세탁하는 게 좋다. 또 유행 시기 갑작스러운 발열 증상이 나타날 경우 반드시 진드기에 물린 자국이 있는지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시혜진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쯔쯔가무시병은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지만 조기 진단이 늦어지면 뇌수막염이나 신부전 같은 합병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며 “야외활동 후 갑작스러운 고열이나 심한 감기 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절대 가볍게 넘기지 말고 반드시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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