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케이블 부문은 이미 국산화 완료…LS전선 등 상용 공급 단계 진입해
국산 고압직류송전(HVDC) 기술의 독립을 향한 첫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정부가 500kV(킬로볼트)급 대용량 전압형 HVDC 변환용 변압기 국산화에 착수하면서, 관련 산업 전반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해저케이블 부문은 이미 상용화를 넘어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까지 점쳐지는 분위기다. 분야별로 ‘속도 차’가 뚜렷해지면서, 차세대 전력망 주도권을 둘러싼 각축전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4일 대용량 전압형 HVDC 변환용 변압기 개발 사업의 수행 기업으로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일진전기를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내년부터 120억 원을 투입해 오는 2027년까지 핵심 기술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번 과제는 HVDC 핵심 구성 장비 중 하나인 ‘변환설비’의 국산화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변환용 변압기는 HVDC 시스템의 심장과도 같은 장비로, 안정적 개발 여부가 전체 프로젝트의 성공을 좌우하게 된다.
해저케이블 분야는 이미 국산화가 완료돼 실증을 넘어 상용 공급까지 가능한 단계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LS전선과 대한전선은 해저용 HVDC 케이블 생산과 품질 인증을 모두 확보한 상태다. 특히 LS전선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프로젝트에도 납품 실적을 확보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계열사 LS마린솔루션을 통해 HVDC 전문 포설선까지 건조에 들어갔다.
대한전선도 전용 시공 선박 확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저케이블은 현재 글로벌 수준과의 기술 격차가 거의 없는 상태로, 변환설비 부문보다 한발 앞서 있다”며 “LS전선과 LS마린솔루션은 이미 글로벌 입찰 시장을 준비하는 여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 같은 기술 개발은 정부의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구축’과 직접 맞닿아 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2030년까지 서해안을 따라 대용량 전력망을 구축하는 국가 전략사업으로, 정부가 제시한 ‘123대 국정과제’에도 포함된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HVDC 기술은 기후위기 대응과 재생에너지 확산의 중심 기술로, 특히 장거리 전송과 도서·산간 지역 연결에서 그 효과가 입증된 바 있다.
2027년까지 변압기 개발이 계획대로 완료되면, 2030년 완공을 위한 첫 기자재 입찰은 빠르면 내년 상반기에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실증이 곧 입찰 기회로 이어지는 만큼, 2025년은 실질적인 국산 기자재 진입의 원년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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