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 무기 공급만 끊으면 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노벨평화상 수상을 간절히 원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일종의 ‘미끼’를 던졌다.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이 벌이고 있는 전쟁을 끝낸다면 노벨평화상을 받게 될 것’이란 취지의 조언을 한 것이다.
트럼프는 조만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날 예정인데, 이때 과연 이스라엘 정부에 전쟁 종식을 종용할 것인지 주목된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마크롱은 이날 자국 방송사와 인터뷰를 했다. 그는 “이스라엘에 ‘전쟁을 끝내라’는 압력을 가할 수 있는 힘을 지닌 인물은 트럼프뿐”이라고 말했다. 프랑스를 비롯한 서방 주요국들은 이스라엘에 더는 무기와 장비를 공급하지 않는다는 점을 상기시킨 마크롱은 “미국은 가자 지구에서 전쟁을 지속할 수 있는 무기와 장비를 이스라엘에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프랑스 등 서방 주요국)보다 더 큰 일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이스라엘을 상대로 한 무기와 장비 수출을 끊는 순간 네타냐후가 더는 전쟁을 할 수 없을 것이란 점을 에둘러 지적한 셈이다.
물론 트럼프는 이스라엘과 가자 지구에 근거를 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무력 충돌에서 이스라엘 편을 드는 태도가 여전히 굳건하다. 그는 이날 유엔 총회 연설에서 프랑스 등 서방 주요국들이 팔레스타인을 이스라엘과 대등한 독립 주권국으로 승인한 조치에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은 지난 2023년 10월7일 이스라엘을 기습해 민간인 약 1200명을 살해하고 250명 이상을 인질로 붙잡아 가자 지구로 끌고 간 하마스의 테러 행위에 포상을 주는 그릇된 행동일 뿐이라는 그간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마크롱은 트럼프가 유엔 총회 연설에서 “나는 평화를 원하며 취임 후 이미 7개의 국제 분쟁을 해결했다”고 발언한 사실에 주목했다. 이는 트럼프가 중재자로 나서 캄보디아·태국, 코소보·세르비아, 민주콩고·르완다, 파키스탄·인도, 이스라엘·이란, 이집트·에티오피아,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간 무력 충돌을 봉합한 것을 뜻한다. 마크롱은 7개의 분쟁 해결도 좋지만 트럼프가 노벨평화상을 받으려면 반드시 가자 지구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는 오는 29일 백악관에서 역시 유엔 총회 참석차 방미한 네타냐후와 만나 정상회담을 한다. 네타냐후는 서방 주요국들이 잇따라 팔레스타인을 독립국으로 승인하는 것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미국에 도움을 요청할 예정이다. 트럼프는 이스라엘 지지 입장이 확고하지만 노벨평화상 수상을 의식하는 그가 이스라엘에 전쟁 종식과 평화 구축을 강력히 주문할 가능성도 있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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