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체포돼 ICC 구금센터에 수감 중인 로드리고 두테르테(80·사진) 전 필리핀 대통령이 반인도 범죄 혐의로 22일(현지시간) 기소됐다.
BBC방송 등에 따르면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필리핀 남부 다바오시장 재임 시절부터 대통령 임기 중에 벌인 ‘마약과의 전쟁’ 과정에서 최소 76건의 살인에 연루된 혐의로 이날 ICC에 의해 기소됐다. ICC에 기소된 첫 아시아계 전직 국가원수다.
마메 만디아예 니앙 ICC 검찰관은 ‘마약과의 전쟁’ 과정에서 벌어진 살인이 경찰 등 다른 사람들에 의해 자행됐으며,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간접적 공동정범”이라고 말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다바오시장 재임 중 마약범죄 소탕작전을 벌였고, 2016년 대통령 취임 이후 이를 필리핀 전체로 확대했다. 이 과정에서 마약 복용자나 판매자가 곧바로 투항하지 않으면 경찰이 총격을 가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 공식 통계상 사망자는 6200여명이며, 활동가들은 2만∼3만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ICC는 지난 3월 필리핀 정부의 협조하에 이를 집행해 그를 체포했고 네덜란드 헤이그로 압송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에 대한 ICC 기소장은 7월4일 작성됐으나 이날 뒤늦게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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