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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김정은과 대화 의향”… 북·미 뉴욕채널 다시 꿈틀

입력 : 2025-09-23 18:55:28 수정 : 2025-09-23 23:04:28
김병관·정지혜 기자,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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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완전한 비핵화 위해
트럼프, 金과 대화 열려 있어”
유엔총회 북·미 물밑접촉 주목

한·미·일 외교장관 공동성명
“완전한 비핵화 의지 재확인”

북·미 대화무드 속 ‘코리아 패싱’ 우려

미국 백악관이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하는 데 계속 열려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최근 미국이 “비핵화 집념”을 포기하면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 데 대한 답변이다. 북·미가 대화 가능성을 닫지 않은 채 협상의 우위를 점하기 위한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백악관 관계자는 한국언론에 보낸 서면 논평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동안 북한 지도자 김정은과 세 차례의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개최해 한반도를 안정화시켰다”며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북한 비핵화 목표는 포기할 수 없지만 김 위원장과 마주 앉을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다.

 

한·미·일 외교장관도 이날 미국 뉴욕에서 회의를 갖고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는 가운데,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대화와 외교” 표현은 지난 4월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성명에는 없던 부분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3차 회의가 9월 20일과 21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당 총비서는 이날 연설에서 "한국과 마주 앉을 일이 없으며 그 무엇도 함께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동신문·뉴스1

김 위원장은 앞서 지난 21일 최고인민회의(한국의 국회격) 연설을 통해 “‘비핵화’라는 것은 절대로, 절대로 있을 수 없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현 미국 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고 대화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북·미가 대화 의지와 각자의 입장을 주거니 받거니 밝힌 셈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북한학과)는 “장외에서 이야기하는 것도 협상의 시작”이라며 “북·미가 어젠다를 맞추기 위한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개막한 유엔총회를 계기로 북·미 간 물밑접촉이 이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번 유엔총회 기간 북한에선 차관급인 김선경 외무성 부상이 참석해 오는 29일 연설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8년 9월29일(현지시각)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AP뉴시스

북한이 고위급 인사를 유엔총회 연설자로 파견 하는 것은 북·미 대화가 이뤄지던 2018년 이후 7년 만이다.

 

 

북한 대표단 참석을 계기로 북·미 간 ‘뉴욕채널’이 가동돼 핵 협상에 대한 서로의 의중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 정부가 주유엔 북한대표부를 통해 여러 차례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김 위원장에게 전달하려 했지만, 북한 외교관들이 수령을 거부했다고 보도된 바 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북한 고위급이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만큼 물밑에서 실무접촉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미국 본토를 타격하지 않도록 북핵을 동결하는 것도 비핵화 효과를 갖고, 한국도 이에 동의한다고 했으니 합의의 콤비네이션이 점점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무르익는 북·미 대화 분위기가 한국 입장에선 북핵 문제 진전의 기회로 작용하지만, ‘한국 패싱’ 가능성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북한 비핵화 해법에 한·미 간 빈틈 없는 조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이날 한·미·일 외교장관 공동성명에 명시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외교부 보도자료에선 ‘한반도 비핵화’로 표현돼 한국과 미·일의 시각차가 반영된 게 아니냐는 의문이 일었다. 북한은 미국의 핵우산 등까지 제거해야 한다는 취지로 한반도 비핵화 표현을 사용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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