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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가 이스라엘 기업의 서울무기박람회 참여 거부한 이유

입력 : 2025-09-23 13:18:26 수정 : 2025-09-23 15:25:19
글·사진=소진영 기자 s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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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경기 고양시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무기박람회에 이스라엘 정부 인사와 방산 기업의 참가를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길어지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서 민간인이 사망하는 상황을 두고 “무기 성능이 입증됐다”고 홍보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시민 3000여명이 참여한 탄원서가 국방부에 전달됐다.

 

무기박람회저항행동과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23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 전범 기업의 ‘2025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아덱스·ADEX)’ 참가를 금지하라고 촉구했다. 무기박람회저항행동은 2013년부터 무기박람회와 무기 산업에 문제 제기해 온 전쟁없는세상을 비롯한 비폭력평화물결, 참여연대 등 24개 단체가 지난해 꾸린 시민단체 연대체다.

23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무기박람회저항행동 등이 이스라엘 방산 기업과 정부의 ‘2025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아덱스·ADEX)’ 참가를 금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가자지구와 팔레스타인에서 어린이, 의료인, 언론인 등을 포함한 수많은 민간인이 사망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유엔인권이사회는 지난 16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집단학살’을 자행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 정부와 군이 유엔 ‘집단학살 방지와 처벌에 관한 협약’이 규정하는 5가지 집단살해 행위 중 4가지를 저질렀다고 결론 내린 것이다. 인도적 지원을 차단해 기아를 초래했고, 성폭력 자행과 의료·교육 시스템 파괴가 체계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가자지구에서는 2023년 10월7일 전쟁이 발발한 이후 6만3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고, 1300명 넘는 민간인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은 회원국에 집단학살 행위에 사용할 수 있는 무기와 장비 이전 중단, 자국 영토에 있는 개인과 기업이 집단학살을 실행·선동·지원에 관여하지 않도록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정의당 권영국 대표는 유엔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뉴욕으로 떠난 이재명 대표에게 국격에 맞는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권 대표는 “오늘 밤 시작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한국이 의장국 지위를 받은 뒤 처음으로 참석하는 총회”라면서 “이 대통령은 한국의 명예에 맞는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산 산업과 박람회를 규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ADEX에 참가하는 이스라엘 기업들이 전쟁에서 비무장 민간인을 살해하는 영상이나 가자지구 청산 작전 실적 등을 홍보에 활용하는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쥬 전쟁없는세상 활동가는 “ADEX에 참가하는 엘빗 시스템의 드론은 2014년 가자에서 어린이 4명을 살해했고, 지난해에는 인도적 구호 차량을 공격했다”면서 “라파엘은 비무장 남성을 추적 사살하는 영상을 홍보용으로 사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한민영 앰네스티 활동가는 “2년 전 박람회 개막일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알 아흘리 병원을 폭격했는데, 가자지구 폭격에 사용되는 무기를 제공하는 업체들을 박람회에 초청하는 것은 국제범죄를 용이하게 하고 집단학살을 방조·교사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앰네스티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스라엘 불법 점령·집단학살에 가담한 15개 기업을 공개했는데, 이 중 4개 회사(록히드마운틴, 엘빗시스템즈, 라파엘, IAI)가 박람회에 참여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이날 국방부에 시민 3000여명이 참여한 탄원서 서명 캠페인 결과를 전달했다. 참여연대는 “집단학살이 2년 가까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무기 박람회에 참여하겠다는 기업들에 대해 한국 정부가 이 요구에 응답할 뿐 아니라 의무 이행에도 나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국내 최대 국제 방산전시회인 ADEX는 10월17일∼24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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