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총리 "모욕적, 공직자 소통 태도 바로잡겠다" 일침
전대욱 사장 직무대행 "책임 통감하며 철저히 점검 및 재발 방지" 약속
한국수력원자력이 "무료 국수 맛있게 먹었잖아"라는 내용의 시민 우롱 현수막 논란과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재발 방지 및 책임자 인사조치를 약속했다.
한수원 전대욱 사장 직무대행은 22일 오후 경주상공회의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수막 논란에 대해 경주시민께 깊은 심려와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전대욱 직무대행은 "현수막 게시는 한수원지원사업을 알리기 위한 취지였지만 내용과 표현의 적절성을 면밀하게 검토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큰 상처와 불신을 드리게 됐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사안은 명백한 저희의 불찰이자 공기업으로서 큰 책임을 통감한다"며 "앞으로 모든 대외 활동 과정에서 국민의 눈높이와 지역사회 정서를 더욱 더 살피고 내부 검증과 의사결정 절차를 철저히 재점검해 동일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한수원은 이번 사태를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데 모든 역량을 기울이겠다"며 "국민과 경주시민께 심려와 상처를 드린 점을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6일 한수원 월성원자력본부는 경주도심 곳곳에 16개의 한수원지원사업 홍보 현수막을 게시했다.
하지만 일부 현수막에 "이번 벚꽃마라톤 때 월성본부가 무료로 주는 국수도 맛있게 먹었잖아!", "5년 동안 월성원자력본부가 경주시 지방세로 2190억을 냈다지요?" 등의 시민 비하성 문구가 적혀 있어 논란이 일었다.
월성본부는 일부 시민들의 항의에 관련 현수막을 당일 게시 2시간 여만에 즉시 철거했지만, 더불어민주당 경주시지역위원회가 관련 사진을 SNS 등을 통해 알리며 논란은 증폭됐다.
이에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2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한수원 월성본부가 제작해서 경주 시내 여러 곳에 설치한 현수막이 시민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너무 모욕적"이라고 지적했다.
김 총리는 "공공기관의 행사 지원은 '한 푼 던져주는' 그런 것이 아니다"고 강조하며 "그런 태도와 비아냥으로는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의 경위를 확인해 보고, 모든 공직자의 소통 태도와 방식을 바로잡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논란이 확산되자 국무총리실은 해당 사건에 대해 22일 즉시 감찰에 나섰고, 한수원도 감사실을 중심으로 이번 사안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전대욱 한수원 사장 직무대행은 "조사 결과에 따라 관련자는 엄중한 인사조치를 취하겠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수원 직원 전체가 스스로 반성하고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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