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흥도 갯벌에 고립된 노인을 구하고 숨진 해양경찰관 고 이재석(34) 경사가 생전 사용했던 스마트폰의 디지털 포렌식 작업이 본격화했다. 이 경사의 사망 경위를 확인하기 위한 검찰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22일 중부지방해양경찰청 등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순직 사고 지점 인근에서 최근 발견된 스마트폰이 이 경사 소유인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해경에 전달했다. 앞서 해경은 지난 14일 오후 3시쯤 이 일대를 수색하던 중 전원이 꺼져 있는 스마트폰 2대를 발견해 다음 날 국과수에 분석을 의뢰했다.
이 가운데 스마트폰 1대 바탕화면에 이 경사의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던 점 등을 근거로 그의 소유였다고 판단했다는 게 국과수 측 설명이다. 앞서 전원 복구 작업을 벌인 국과수는 다만 스마트폰 내 패턴 잠금을 해제하는데 2주 이상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봤다.
대검찰청 반부패기획관(차장검사)을 팀장으로 한 검찰 ‘해경 순직 사건 수사팀’은 지난주 유족을 조사한 데 이어 전날 고인과 같은 영흥파출소 소속으로 당시 함께 근무한 동료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검찰은 사고 때 ‘2인 1조 출동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이유 등 당시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파출소장이 고인의 동료들에게 은폐를 지시했다는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이 경사의 동료들은 “파출소장으로부터 함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 경사를 영웅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폭로했다. 검찰은 휴게시간이 허위로 기록된 근무일지도 살펴보고 있다.
이날 유족들은 이 경사가 숨진 옹진군 영흥면 현장에서 마지막 인사와 함께 넋을 기렸다. 현장에 앞서 이 경사와 당직 근무를 섰던 파출소 팀장이 모습을 드러내자 유족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해당 팀장이 추모의 뜻을 전하겠다면서 사고 지점 갯벌에 들어가 해경과 소방 대원 수십명이 출동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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