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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 미발표 첫 소설 원고 발견

입력 : 2025-09-22 19:51:02 수정 : 2025-09-22 19:51:02
임성균 기자 imsu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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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년 완성 ‘바이올렛의 삶’
10월 7일 출간… “유머 반짝여”

20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전설적인 여성 작가 버지니아 울프(1882~1941·사진)의 미출판 상태였던 첫 번째 소설 원고가 발견됐다.

21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울프가 25세 때인 1907년에 완성한 소설 ‘바이올렛의 삶’이 다음달 7일 출간된다. 울프가 생전에 최초로 출간한 소설 ‘출항’보다 8년이나 앞서 쓰인 이 소설은 거인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희극적인 3개의 단편으로 구성됐다. 지금껏 전문가들은 울프가 ‘바이올렛의 삶’을 완성하지 않고 포기한 것으로 판단해왔다. 울프가 이 소설을 쓰기 전에 아이디어를 정리한 초안만이 미국 뉴욕 공립도서관에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울프가 생전에 이 소설을 출판하지 않은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이 소설 속에는 울프가 이후 집필한 소설·에세이의 인물과 모티브, 문제의식 등이 담겨 있어 더 주목을 받는다. 특히, 주인공 빅토리아와 친구들이 “자기만의 오두막이 있다면 참 좋을 텐데”라고 말하는 장면은 1929년에 발표한 에세이 ‘자기만의 방’과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울프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자기만의 방’은 “여성이 픽션을 쓰고자 한다면 연 수입 500파운드(현재 가치로는 월 약 400만원)에 달하는 돈과 자신만의 방을 가져야 한다”는 문구로 널리 알려졌다.

이번 원고를 발견한 이는 울프의 자전적 에세이를 연구하던 우르밀라 세샤기리 테네시대학교 교수다. 그는 연구를 위해 영국 남부 워민스터 인근 귀족 저택을 방문했다가 기록 보관실에서 제본된 타자 원고를 우연히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이 저택에는 울프와 가깝게 지냈던 귀족 가족이 거주했다. 세샤기리 교수는 울프가 우울하고 어두운 주제만 다뤘다는 인식을 바꾸는 데에 이번 소설이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이 작품에선 울프의 유머가 반짝인다”고 평했다.

울프는 당대 여성이 겪던 차별을 극복하고 소설가이자 비평가로서 영문학사의 모더니즘과 페미니즘을 개척한 인물이다. 그는 등장인물의 심리 상태를 세밀히 묘사하는 ‘의식의 흐름’ 기법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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