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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하면 경비와 청소 외에는 할 일이 없을 정도”

입력 : 2025-09-22 22:00:00 수정 : 2025-09-22 17:03:45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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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60세 이상 고령층 노동자의 절반가량이 환경미화원이나 경비원 같은 단순노무직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는 “퇴직하면 경비와 청소 외에는 할 일이 없을까 싶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고령층의 퇴직 후 선택지가 평생의 직업 경력과 상관없는 직종으로 제한되면서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앞선 21일 한국고용정보원이 최근 발간한 ‘고령자 근로환경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60대 이상 노동자 가운데 단순노무직 근로자는 47.3%로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연령의 단순노무직 비율(16.6%)을 큰 폭으로 웃도는 수치다. 50대까지만 해도 15.1%에 불과하던 단순노무직 비율은 법적 퇴직연령인 60세를 지나면서 수직으로 상승한다.

 

70대에선 이 비율이 72.1%에 달한다. 80세 이상에서도 5명 가운데 1명은 취업 상태인데 이들 초고령 취업자의 열에 아홉(88.9%)은 단순노무직 종사자였다.

 

단순노무직 중에서도 청소원이나 환경미화원, 건물 관리원과 검표원 등 청소·경비 종사자의 비중이 눈에 띄게 높았다.

 

60~64세에서는 46.2%, 65~69세에서는 57.3%, 70대·80세 이상에서는 각각 67.3%, 76.0%를 차지하는 등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비율이 높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지은정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원은 “단순·저임금·비정규직 일자리인 이 직종이 고령자 적합 업종이라는 인식이 강하고 실제로 이 분야 취업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60세가 넘는다고 생산성이 낮아지는 게 아닌데 퇴직연령이 지나면 경력과 상관없이 대부분 단순노무직에 근무한다”며 “이들에게도 생애 노동 경력을 통해 축적한 지식과 기술을 활용할 기회를 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명 정부는 법정정년의 단계적 연장(60→65세) 추진을 공식화했다.

 

이에 경영계에선 “일률적·강제적 방식은 기업 현장에서의 수용성이 떨어지고 조기퇴직 확산 같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정년 연장보단 ‘퇴직 후 재고용’ 같은 유연한 고령자 고용방식을 선호하고, 업무성과 결격사유 여부 등을 평가해 재고용자를 선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기업이 다수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이 지난달 31일 ‘고령자 계속고용에 대한 기업 인식 및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들은 현재 법정 정년(60세) 이후 고령자를 고용할 경우 어떤 방식을 가장 선호하느냐는 질문에 61.0%가 ‘재고용’이라고 응답했다. 정년연장(32.7%)의 두 배 수준이다.

 

300인 미만, 1000인 이상 등 기업 규모별로 살펴봐도 재고용을 선호한다는 응답이 각각 60%를 넘어섰다.

 

실제 현장에선 재고용 형태의 고령자 계속고용이 대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년 후 고령자를 계속고용 중인 기업의 80.9%가 재고용 방식을 택했다고 답했다. 재고용 계약 기간은 1년(12개월)이라는 응답이 85.7%로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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