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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총리 “솔직히 말해 하마스는 잔혹한 테러 조직,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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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9-22 16:00:09 수정 : 2025-09-22 16:00:08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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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국가 승인 앞서 고뇌 드러내
“하마스 단호히 배척·제재… 포상 아냐”
네타냐후 “미국에 다녀온 뒤 두고 보자”
“솔직하게 말씀 드립니다. 하마스는 잔혹한 테러 조직입니다.”(Let’s be frank. Hamas is a brutal terror organisation.)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21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을 이스라엘과 대등한 정식 독립국으로 승인한다는 방침을 밝히며 내놓은 발표문의 일부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서로 별개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영국은 21일(현지시간) 총리 발표문을 통해 팔레스타인을 이스라엘과 동등한 독립 주권국으로 승인했다. AP연합뉴스

스타머 총리는 이날 발표문 서두의 상당 부분을 하마스 비난에 할애했다, 그는 2023년 10월7일 가자 지구에 근거를 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해 민간인 약 1200명을 살해하고 250명 이상을 붙잡아 인질로 끌고 간 사실을 언급했다. 스타머 총리는 “야만적인 공격이 발생한 지 거의 2년이 지난 지금도 인질들은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억류되어 있다”며 “최근 공개된 영상 자료에는 인질들이 고통받고 수척해진 모습이 담겨 있다”고 지적했다.

 

하마스에 생포된 인질들 가운데 일부는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하마스는 그들의 시신을 돌려보내는 것조차 거부하고 있다. “인질들은 즉시 석방되어야 하며, 우리(영국 정부)는 그들을 집으로 데려오기 위해 계속 싸우겠다”고 다짐한 스타머 총리는 “우리는 이미 하마스를 단호히 배척하고 제재에 나섰으며 앞으로 더 강력한 조치도 취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향후 팔레스타인 국가가 출범해도 그 정부 내에서 하마스의 역할은 아무것도 없다는 점 또한 분명히 했다. “국가 승인은 하마스에 대한 포상일 뿐”이란 이스라엘 정부의 항의를 반박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후 스타머 총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2국가 해법’(two-state solution)을 지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를 완전히 점령하기 위한 전쟁을 멈추지 않는 한 무고한 팔레스타인 주민의 희생은 계속될 것이고, 이를 막으려면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과 동등한 주권국이 되는 길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계속되는 동안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해 6만50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숨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타머 총리는 “가자 지구에서 수만명이 목숨을 잃었고, 그중 수천명은 음식과 물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었다”며 “우리 모두를 두렵게 만드는 이 같은 죽음과 파괴는 반드시 끝장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21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파리 에펠탑 하단부에 팔레스타인·이스라엘 2국가 해법을 지지하고 두 나라가 평화롭게 공존하길 기원하는 선전물이 부착돼 있다. 프랑스는 22일 팔레스타인을 이스라엘과 동등한 독립 주권국으로 승인한다. AFP연합뉴스

이날 영국과 더불어 캐나다, 호주, 포르투갈 정부도 팔레스타인을 정식 국가로 인정했다. 이로써 유엔 193개 회원국 가운데 150개국 이상이 팔레스타인을 독립국으로 인정하게 되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적극 환영한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요르단강 서안에 팔레스타인 국가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며 냉소했다.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 참석한 뒤 29일 백악관으로 가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인 네타냐후 총리는 “나는 미국에서 돌아와 우리나라 심장부에 테러 국가를 세우려는 시도에 대한 대응을 발표하겠다”는 말로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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