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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트럼프와 좋은 추억… 미국 비핵화 고집 버리면 만날 수 있어”

입력 : 2025-09-22 06:24:35 수정 : 2025-09-22 09:28:43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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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3차 회의가 9월 20일과 21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당 총비서는 이날 연설에서 "한국과 마주 앉을 일이 없으며 그 무엇도 함께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이 비핵화 목표를 고수하지 않는다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트럼프와의 관계에 대해 “좋은 추억이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비핵화는 “절대로 있을 수 없다”며 핵 보유 의지를 분명히 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지난 21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3차 회의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22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할 예정인 가운데, 북미 간 ‘깜짝 회동’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나는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과의 좋은 개인적 기억을 갖고 있다”며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착을 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상태에서 진정한 평화공존을 바란다면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두 정상의 개인적 관계를 언급한 적은 있지만, 김 위원장이 직접 이를 강조한 것은 처음이다.

 

다만 그는 비핵화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핵보유국’ 지위를 헌법에 명기했다”며 “우리에게 비핵화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미국이 다른 나라의 무장을 해제시킨 뒤 어떻게 행동했는지는 이미 세상이 다 안다”며 “제재 해제를 조건으로 하는 협상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한국을 향해서도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핵무기의 ‘전쟁 억제력’이 상실되면 ‘제2사명’이 가동될 것이라며 “한국과 주변 동맹국들의 군사조직과 기반시설은 삽시간에 붕괴될 것이고 이는 곧 괴멸을 의미한다”고 위협했다. 또 “대한민국은 철저히 미국화된 식민지 속국으로, 통일은 불필요하다”며 “우리와 한국은 본질적으로 다른 두 개의 국가임을 국법으로 고착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이재명 정부의 ‘중단-축소-비핵화 3단계론’을 두고도 “전임자들의 숙제를 옮겨 적은 복사판”이라며 일축했다. 그는 “우리와 한국은 결코 하나가 될 수 없다”며 헌법에 ‘적대적 두국가론’을 명시할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번 연설은 총 1만9천 자 분량으로, 미국과 한국에 대한 언급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김 위원장은 또 러시아 쿠르스크주에 파병된 부대와 유가족에 대한 사회적 기부가 이어지고 있다며 “당과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진다”면서 기부금을 돌려줄 것을 지시했다. 아울러 “비밀병기를 새로 보유했고 국방과학 성과도 적지 않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무기 체계는 공개하지 않았다.

 

최고인민회의는 지난 20~21일 이틀간 진행됐으며, 양곡관리법·지적소유권법·도시경영법 등을 심의·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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