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장남 옛 애인 길포일은 그리스 대사로
미국 보수 진영의 원로인 뉴트 깅리치(82) 전 연방 하원의장의 부인 캘리스타 깅리치(59) 전 주(駐)교황청 미국 대사가 주스위스 대사로 복귀해 조만간 현지에 부임할 예정이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 연방의회 상원은 이날 본회의를 열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지명한 고위 외교관, 행정 부처 관료, 군 장성 등 후보자 48명의 임명 동의안을 무더기로 가결했다. 이들은 오래 전에 인준안이 상원에 제출됐으나 야당인 민주당의 반대로 처리가 차일피일 미뤄져 온 인사들이다. 총 100석의 상원에서 53석으로 과반 다수당인 공화당은 참다 못해 의사 규칙을 변경함으로써 인준안 표결이 한층 쉽게 이뤄지도록 했다.
이날 공화당 의원 2명은 기권한 가운데 공직 후보자 48명의 인준안 전부가 찬성(공화) 51표 대 반대(민주) 47표로 상원 본회의를 통과했다.
상원 인준을 받은 공직자 중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캘리스타 깅리치 주스위스 대사다. 그는 스위스·오스트리아 사이에 끼인 작은 왕국 리히텐슈타인 대사도 겸임하게 되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2017년 12월부터 2021년 1월까지 3년 넘게 교황청 대사를 지내고 물러난 뒤 4년여 만에 외교가로 복귀하는 셈이다.
공화당 내에서도 강경 보수파이자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깅리치 대사는 트럼프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는 당선인 시절인 2024년 12월에 이미 그를 스위스 주재 미국 대사 후보자로 지명했다. 그로부터 거의 9개월 만에 상원 인준 절차를 마무리짓고 스위스로 부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깅리치 대사의 남편 깅리치 전 의장은 공화당 소속으로 11선 하원의원을 지내고,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1995~1999년에는 4년간 하원의장을 역임한 미 보수 정계의 원로다. 트럼프의 멘토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며 한때 러닝메이트 후보로도 거론됐다. 최근 미 일간 워싱턴타임스(WT) 기고문에서 한국의 보수 정당과 교회 지도자들이 특별검사팀의 압수수색 대상이 된 점을 거론하며 “정치·종교에 대한 전면적 탄압”이라고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가 지명한 킴벌리 길포일(56) 주그리스 대사 후보자도 이날 상원 인준을 받아 아테네 부임이 확정됐다. 길포일은 로스쿨을 졸업하고 캘리포니아주(州) 검사와 폭스뉴스 앵커 등을 지낸 다채로운 이력의 소유자다. 개빈 뉴섬 현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결혼했다가 5년 만에 이혼한 뒤 한때 트럼프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44)와 연인으로 지냈다. 그 때문에 ‘장차 대통령 트럼프의 맏며느리가 될 것’이란 관측이 파다했으나 둘은 2024년 12월 결별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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