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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관세 협상서 美 요구 수용했다면 탄핵당했을 것”

입력 : 2025-09-18 18:23:41 수정 : 2025-09-18 21:11:07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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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타임지와 인터뷰

“‘안미경중’ 전통방식 회귀 불가능
美 중심 공급망 속 대중관계 관리
韓, 두 진영 갈등 최전선 될 수도”

北 비핵화 3단계 구상 재차 강조
“북핵문제 모 아니면 도 선택 아냐
중간 지점서 핵 중단 가능할 것”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공개된 미국 시사잡지 타임 인터뷰에서 미·중 경쟁구도에서의 한국의 외교 전략에 대해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의존한다는 전통적 방정식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고 밝혔다. 관세협상과 관련해서는 미국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자신이 탄핵을 당할 수 있다고 언급하며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11차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가교(The Bridge):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을 리부트(재가동)하다’라는 제목의 인터뷰에서 미국 및 중국과의 관계 설정과 관련,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우리의 가치는 한·미 동맹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는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역사적 관계, 경제적 유대, 인적 교류가 있기 때문에 중국과의 관계를 완전히 끊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적절한 수준에서 관계를 관리해야 하며, 서방 세계도 이러한 측면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는 새로운 세계 질서와 미국 중심의 공급망 속에서 미국과 함께할 것이지만, 중국을 적대시하지 않도록 중국과의 관계도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렇게 하지 않으면) 한국이 두 진영 간 갈등의 최전선이 될 위험이 있다”고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7월31일 한국이 미국에 35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협의한 것과 관련해 투자 방식이 전액 현금 투자인지, 투자 손실을 누가 부담하는지 등과 관련, “내가 (미국의 요구에) 동의하면 탄핵당할 것”이라며 “미국 협상팀에 합리적인 대안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한 질문에 “좋으면 사인해야 하는데, 이익되지 않는 사인을 왜 하느냐”면서 “최소한 합리적인 사인을 하도록 노력해야 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시아판 표지 장식 18일 공개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지 아시아판 표지를 장식한 이재명 대통령. 이 대통령은 취임 100일을 맞아 지난 3일 타임지 아시아지역 상임편집장 찰리 캠벨과 가진 인터뷰에서 “내가 이룬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한국의 국내 정치 상황이 안정되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표지의 제목은 ‘가교(The Bridge):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을 리부트(재가동)하다’. 타임지 제공

이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지난달 25일 한·미 정상회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기지 부지의 소유권을 요구할 수 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농담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은 이미 무상으로 미군 기지와 부지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그리고 미국이 토지를 소유한다면 재산세를 내야 한다. 재산세 면제는 절대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북한 비핵화를 위한 3단계 접근 방법인 핵과 미사일에 대한 동결, 축소, 비핵화 접근법을 거듭 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관련, “단기, 중기, 장기 목표를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단기 목표로 우리는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시켜야 한다. 그리고 북한의 핵 개발 중단 조치에 대해 일부 보상을 해줄 수 있을 것이며, 그 후에 군축 및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3단계 접근 방법을 위해 부분적 제재 완화와 해제를 위한 협상이 가능하다고 제안하고 “트럼프 대통령도 나와 같은 입장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에게 핵무기 개발을 그냥 중단하라고 하면 북한이 핵개발을 중단할 것인가”라고 되묻고 “현재와 같은 압박을 계속한다면, 북한은 더 많은 핵폭탄을 계속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 핵 문제에 대해 우리는 종종 ‘모 아니면 도’의 선택으로만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나는 중간 지점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며 북한과 협상해서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핵무기를 용인할 것인지, 아니면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할 것인지의 양자택일이 아닌 점진적인 비핵화 과정을 추진해나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계기로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할 의향이 있느냐는 타임지 질문에는 “이 사안에서 구체적인 진전이 나온다면, 그만큼 그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도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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