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APEC 행사 중 각국 정상이 개최국 시민 직접 접촉한 사례 없어…영부인은 대외 활동 활발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가 가까워져 오는 가운데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 주석 등 세계 각국 정상들의 경주 방문이 유력해지면서 시민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APEC 행사 때 경주 일대에는 최고 수준의 보안·경비 태세가 펼쳐지고 민간인 출입이 전면 제한돼 시민들이 정상들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경찰 등에 따르면 APEC 정상회의 기간 회의장이 있는 보문단지 일대는 정상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3선 경호'가 펼쳐진다.
3선 경호는 경호대상자를 기준으로 근접, 중간, 외곽 경호를 펼치는 것이다.
경찰은 행사장·숙소에 대해 경호 위해요인 등을 분석해 경호안전통제단과 협의, 필요시 특정 구간·시기에 전면 통제를 실시한다.
특히 정상회의가 열리는 기간에는 민간인의 행사장 인근 출입이 완벽하게 통제될 전망이다.
이런 까닭에 일반 시민이 정상들의 얼굴을 먼발치에서나마 볼 수 있는 기회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경주 APEC 행사 특성상 정상회의장을 중심으로 숙소들이 포진해 있어, 각국 정상이 회의장과 숙소로 오갈 때 동선이 전면 통제 구역 내에 있을 것으로 예상돼 정상들의 차량 행렬도 시민들의 눈에 띌 확률은 더 낮아진다.
2005년 부산 APEC 정상회의 때 정상들의 차량 행렬을 광안대로 등 부산 시내 도로에서 볼 수 있었던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하지만 이번 경주 APEC 행사 때 일부 정상들의 숙소가 부산 등지에도 마련되는 만큼, 행사장으로 진입하는 차량 행렬을 마주칠 가능성은 열려있다.
정상 숙소가 포진된 보문단지가 전면 통제되는 만큼 정상들의 동선 등이 시민들에게 목격될 확률도 줄어들었다.
부산 APEC 당시 하워드 호주 총리는 부산에 머무르는 동안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조깅을 즐겼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해운대 인근 국군 부대에서 자전거 하이킹을 즐겼다고 한다.
이렇듯 각국 정상이 좋아하는 취미를 APEC 기간에도 즐길 가능성이 크지만, 통제가 예상되는 보문단지는 종합휴양지인 만큼 골프장과 조깅 코스가 모두 들어 있어 취미를 즐기는 정상들이 시민들의 눈에 띌 가능성은 매우 낮다.
무엇보다 APEC 정상회의 특성상 각국 정상이 회의 외에 민간과 접촉하는 행사 일정을 잡지 않는 것도 크다.
이렇듯 각국 정상이 정상회의에 집중할 때 영부인들의 행보는 대외로 향한다.
부산 APEC에서는 로라 부시 여사가 공식 일정으로 부산시립시민도서관을 찾아 어린이들을 만났다.

당시 일부 국가의 영부인은 공식 일정인 부산박물관을 찾아 전시회를 관람한 후 갑자기 백화점 쇼핑을 나서거나 외부 음식점에서 식사하기도 했다.
경주 APEC 추진단 등에 따르면 경주 APEC 또한 한국을 대표하는 역사 관광지인 만큼 영부인들이 공식 일정 외에 주요 역사 유적 관광지 등에 방문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어떠한 방식으로 영부인들의 경호를 진행할지는 보안 사항이다.
경주 APEC 행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APEC 행사 참석이 허용된 사람만 각국 정상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정상 배우자와 관련해서는 영부인 측에서 관광지 방문 등 요청이 있을 경우 매뉴얼에 따라 보호 조치를 할 것이며, 일반인 관광에 대해서는 불편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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