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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서 ‘미국 수어’ 가르치는 허세영 교사…스승 이어 6년째 강의

입력 : 2025-09-17 17:00:00 수정 : 2025-09-17 14:14:22
대구=김덕용 기자 kimd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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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 장애가 있는 현직 특수교육 교사가 대학 강단에서 스승에 이어 6년째 미국 수어를 가르치고 있다.

 

17일 대구대학교에 따르면 지난달 일반대학원 박사과정(특수교육학과 언어·청각장애아교육전공)을 졸업한 농인인 허세영 교사(40)는 새 학기 시작과 함께 특수학교 수업과 대학 강의를 병행하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허세영 교사가 강단에서 미국 수어를 가르치고 있다. 대구대 제공

농인으로서  ‘대구대 1호 박사’가 된이 박사가 된 경우는 전국적으로도 한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허 교사는 주중에는 대구시의 한 공립특수학교에서 17년차 교사로 근무하고 있고, 금요일 오후 연차를 내고 대구대 경산캠퍼스에서 미국 수어에 관심 있는 26명의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허 교사는 2004년 이 대학 특수교육과에 입학해 2008년 졸업한 뒤 2009년 교사 임용시험에 합격해 교직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대학원 진학을 결심하게 된 것은 그의 스승인 최성규 교수(초등특수교육과, 올해 2월 퇴직)의 권유였다.

 

2010년 대구대 특수교육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시작해 올해 일반대학원 박사과정을 마칠 때까지 꼬박 16년이 걸렸다. 대학은 2009년 전국 최초로 ‘미국 수어’ 수업을 개설했으며 최 교수가 2019년까지 강의를 맡았다.

 

허 교사가 미국 수어를 배우게 된 것은 학부 시절 한 농아인협회 지인의 소개가 계기가 됐다. 미국 갈루뎃 대학교)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한 선생님을 만나면서 미국 수어에 눈을 뜨게 된 것이다.

 

그는 “한국 수어는 도상성이 강해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지만, 미국 수어는 알파벳 지문자를 많이 활용하다 보니 마치 철자를 맞추듯 의미를 찾아가는 재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도상성은 언어의 형식과 의미 사이에 직접적이고 자연스러운 유사성이 있는 경향이다.

 

허 교사는 “한국 수어와 많이 달라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미국 수어를 배우면서 언어와 문화가 결합된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는 경험을 했다”며 “이 경험을 학생들과 나누고 싶어 강의실에서 미국 수어의 매력을 전하고 있고 매 순간이 즐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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