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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에 농사까지…‘꼬마 돌봄’ 초등생 최대 3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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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9-17 10:29:18 수정 : 2025-09-17 10:42:13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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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2세 초등학생이 집안에서 아픈 가족을 돌보거나 설거지·농사일까지 떠맡는 ‘꼬마 돌봄’이 전국에 최대 3만1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실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으로부터 확보한 보건복지부 연구용역 보고서 ‘13세 미만 가족돌봄아동 현황 및 지원방안 연구’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13세 미만 아동 가운데 가족의 간병과 가사노동을 떠맡는 ‘가족돌봄아동’ 규모는 최소 1만7647명에서 최대 3만1322명으로 추정됐다. 이는 사회보장 행정데이터를 활용한 국내 첫 전수 추정치다. 가족돌봄아동의 경우 경제적 빈곤과 정서적 고립 속에서 성장하고 있어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지역별로 살펴보면 경기(3906명·22.1%)가 가족돌봄아동이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2519명·14.3%), 경북(1329명·7.5%), 경남(1275명·7.2%), 부산(1145명·6.5%), 전남(985명·5.6%) 순으로 나타났다. 산업단지가 밀집한 경남·울산은 산재로 인한 장해급여 수급 가구가 많았다. 고령화가 심각한 전남·제주·전북은 노인맞춤돌봄 수급 비율이 높았다.

 

이들 가정의 경제적 상황은 열악했다. 6~12세 가족돌봄아동 가구의 근로소득 보유 비율은 44.5%로, 전체 아동가구(81.5%)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연평균 가구소득도 2218만원으로, 전체 아동가구 평균(7909만원)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조사 결과, 가족돌봄아동들은 아픈 가족을 병간호하는 일 외에도 설거지, 청소, 동생 돌보기, 부모 식사 준비 등을 도맡았다. 심지어 농사일까지 하는 아동도 있었다. 보고서는 “이 과정에서 정서적 어려움, 사회적 고립, 경제적 어려움, 신체적 어려움 등 복합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가 지난해 8월부터 ‘가족돌봄청년 지원 시범사업’을 시작했지만, 13세 미만 아동은 대상에서 제외돼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이다. 서미화 의원은 지난 2월 ‘가족돌봄 등 위기아동·청년 지원법’을 대표 발의해 13세 미만 아동까지 법적 지원 근거가 마련됐다. 서 의원은 “가족돌봄아동은 제도적 지원 대상자로 인식되지 못해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며 “학교와 병원 등 지역사회에서 아동을 조기 발굴해 지원할 수 있는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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