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내 민간 포함 GPU 5만장 확보
거점대에 단과대 설립·대학원 확충
앤드루 교수 “과감한 접근 인상적”
올해 출범한 이재명정부는 인공지능(AI)을 차세대 성장동력 핵심축으로 삼고 향후 5년간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자하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재명정부의 ‘대한민국 AI 국가전략 3.0’ 정책의 핵심은 ‘톱다운’(Top-Down) 방식의 AI 인프라 확충이다. 정부는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5000장을 새로 사들여 2년 내 총 3만5000장의 GPU를 확보, 민간이 사들인 GPU까지 합쳐 총 5만장 규모의 AI 연산 인프라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AI 고급 인재 확보를 위해 전국 주요 거점대학에 AI 단과대학을 설립하고, AI 관련 대학원을 현재 19개에서 24개로 늘려 고급 인력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만 정부 주도의 AI 인프라 지원이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민간 주도의 혁신 없이 막대한 예산만 투입할 경우 효율성이 떨어지고 세금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인구 대비 AI 강국으로 꼽히는 이스라엘의 ‘보텀업’(Bottom-Up) 방식의 접근법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스라엘은 규제 완화와 벤처캐피털(VC) 등 민간 투자 확대로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와 AI 역량 강화를 이뤄냈다. 로이터에 따르면 현재 이스라엘 내에서만 약 2300개의 AI 스타트업이 활동 중이고, 지난 10년간 150억달러(약 20조원)의 민간투자가 이뤄졌다. 다만 기술 생태계 저변을 다지는 보텀업 방식은 창의성 측면에서 강점을 보이지만, 역시 국가 차원의 지원이 부족하면 글로벌 AI 경쟁에서 한계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민·관이 동시에 강점을 극대화하면서 약점을 보완하는 균형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세계적인 AI 전문가인 앤드루 응 스탠퍼드대 교수는 이번 한국 정부의 AI 투자 정책에 대해 “신중하고도 과감한 접근법이 인상 깊었다”며 “투자와 혁신에 중점을 두면서도 현실적인 위험을 균형 있게 이해하는 태도를 강점으로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공공의창 공동기획
‘공공의창’은 2016년 문을 연 비영리 공공조사 네트워크다. 리얼미터·리서치뷰·우리리서치·조원씨앤아이·코리아스픽스·한국사회여론연구소·서던포스트·시그널앤펄스·디오피니언·소상공인연구소·지방자치데이터연구소 11개 여론조사 및 데이터 분석 기관이 우리 사회를 투명하게 반영하고 공동체에 보탬이 되는 조사가 필요하다는 뜻을 모아 출범시켰다. 정부나 기업의 의뢰를 받지 않고, 매달 ‘의뢰자 없는’ 조사와 분석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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