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어 美 무역대표부 대표와 세부협의
무제한 통화 스와프 관련 즉답은 피해
“조지아 구금사태 등 강하게 요청할 것”
한·미 무역협상 후속 협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한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국익에 최대한 부합하게 합리적인 협상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여 본부장은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 미국과의 무역합의 후속 협상이 난항을 겪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 “전체를 보고 이해해 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주 1차 실무협의단이 워싱턴을 찾은 뒤 곧이어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12일 뉴욕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을 만났고, 여 본부장이 다시 워싱턴을 찾는 등 한·미는 각급에서 릴레이 무역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여 본부장은 워싱턴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난다.
한·미는 지난 7월30일 타결한 무역협상에서 미국이 예고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고, 한국이 총 3500억달러(약 486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시행하는 등의 내용에 합의하고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이를 확인했다. 그러나 투자 시행 방식 등 구체적인 내용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서명을 미루고 있다. 러트닉 상무장관은 김 장관을 만나기 전인 11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무역 합의를 받아들이든지 아니면 관세를 내든지 둘 중 하나”라고 말해 강경한 태도를 보인 바 있다.
여 본부장은 투자 방식을 둘러싼 한·미 간 이견을 어떻게 좁힐 것이냐는 질문에 “모든 의견을 다 분석하고 있다”며 “어떤 게 우리한테 가장 최선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그게 제일 중요하다”고 답했다. 미국 측 요구대로 대미 직접 투자의 비중을 높일 경우에 대비해 환율 급등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로 일각에서 상대국 통화를 미리 정한 환율로 교환하는 ‘무제한 통화 스와프’가 거론되는 데 대해선 “구체적인 부분을 하나하나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선을 그었다.
여 본부장은 조지아주의 한국인 근로자 317명 구금 사태가 협상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는지에 대해선 “그런 부분은 우리가 강하게 요청해야 한다”며 “미국 측에서도 약간 과했다고 하는 분위기인 것 같다. 최대한 우리 기업의 이해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일본이 먼저 무역 합의에 도달하면서 16일부터 대미 자동차 수출의 품목 관세를 15%로 낮춰 적용받는 것과 관련해서는 “우리도 최대한 빨리 (15%로 적용)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협상의 과정이니 일희일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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